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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FOMC 직후 엔달러 환율 4엔 '뚝'…일본정부, 또 시장 개입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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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대비 엔 환율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종료 직후 급변동세를 보여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시장 개입 가능성이 다시 제기됐다. 정부 당국자는 시장 개입 여부에 대한 언급을 여전히 거부한 채 관련 자료를 나중에 공개하겠다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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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엔 환율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발표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발표 직후 157엔대에서 153엔대로 떨어지는 엔화 강세를 나타냈다.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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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각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한국시간 2일 오전 3시) FOMC 회의 결과 발표 전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엔 환율은 157엔대에서 거래됐다. 그러나 FOMC 결과 발표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기자회견 이후인 오후 4시경 엔 환율은 153엔대로 4엔 이상 떨어지는 엔화 강세 움직임을 나타냈다. 2일 오전 도쿄 외환시장에서도 엔 환율은 157엔대 후반에서 153엔대로 떨어지는 엔화 강세를 나타냈고, 한국시간 오전 10시30분 현재는 156.26엔에서 움직이고 있다.

외신과 전문가들은 엔 환율 급변동의 원인을 당국의 '엔 매수' 시장 개입으로 보고 있다. 일본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엔고가 빠르게 진행된 시간대에 5조엔(약 44조2990억원) 규모의 환거래가 있었다"고 닛케이에 전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앞서 달러당 엔 환율이 160엔대에서 154엔대로 급격한 엔고 움직임을 보인 이후 다시 엔저 압력이 강해졌고, 일본 당국이 다시 (시장) 개입의 기회를 보고 있었다며 당국의 개입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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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10시30분 기준 일본 도쿄 외환시장에서의 달러 대비 엔 환율 추이 /사진=인베스팅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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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엔 환율은 달러당 160엔대를 기록한 지 몇 시간 만에 154엔대까지 추락하는 엔화 강세 움직임을 보였고, 시장은 당국의 '엔 매수' 시장 개입에 의한 현상으로 봤다. 블룸버그는 자체 분석을 통해 지난달 29일 일본 정부가 5조5000억엔(48조7152억원) 규모의 시장 개입에 나섰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미쓰비시 UFJ 트러스트앤드뱅크의 오도데라 타카후미 영업담당자는 블룸버그에 "파월 연설 이후 미국 금리와 달러는 하락했지만, 엔화는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본 당국이 뉴욕시장 마감을 앞두고 또 다른 개입을 시도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1일 종료된 FOMC에서 기준금리를 기존의 5.25~5.50%로 동결했다. 파월 의장은 FOMC 종료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다음 정책 금리 움직임이 '인상'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앞서 시장이 우려한 금리인상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일본 정부 측은 외환시장 개입 여부에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간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국제부 차관은 2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우리가 외환시장에 개입했는지에 대해선 지금 할 말이 없다"며 "이달 말 관련 (시장) 개입 자료를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앞서 1차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지난달 29일에도 비슷한 입장을 냈다. 일본은 매월 말 정부의 시장 개입 여부를 보여주는 통계 자료를 공개한다. 지난 2022년에는 빠른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해 590억엔(5225억6300만원) 규모의 시장 개입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환율 급변동에 대한 언급을 거부하는 일본 관리들의 움직임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정부의 통화 정책 전략을 숨기려는 의도"라며 "당국의 즉각적이고 명확한 의사 전달이 부족하면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을 증폭시켜 엔화에 대한 투자를 더 약화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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