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
경전하여 조석하고
안서우(1664∼1735)
경전하여 조석하고 조수(釣水)하여 반찬하며
장요(長腰)에 하겸(荷鎌)하고 심산(深山)에 채초(採樵)하니
내 생애 이뿐이라 뉘라서 다시 알리
-양기재산고(兩棄齋散稿)
벼슬 외에도 할 일은 많다
조선 숙종 때의 남인계 문신으로 이이(李珥)와 성혼(成渾) 등의 문묘 종사에 반대하였다가 서인의 미움을 받아 태안군수와 울산부사 등 외직으로 돌았다. 은퇴하여 유원십이곡(楡院十二曲)을 남겼다. 유원은 충청도 제천 지역에 있는 지명이다.
소개한 시조는 연시조의 제4장이다. 논밭을 일궈 조석으로 때를 잇고 낚시하여 고기 잡아 반찬으로 삼으며, 허리에 낫을 차고 깊은 산에 들어가 땔나무를 하니 내 생애는 이뿐이라 누가 다시 알아주리.
귀가 먹었거든 세상이나 멀지 말고 세상이 멀거든 귀나 먹지 말지/세상도 멀고 귀도 먹었거든 말이나 할 수 있어야겠건만/입조차 벙어리 되니 말못하여 하노라 (제12장)
이런 집안 내력은 손자 대까지 이어져 안정복(1712∼1791)은 벼슬을 단념하고 한 번도 과거를 응시하지 않았다. 대신 실학자 성호 이익에게서 수학하며 스승과 함께 ‘동사강목’이라는 불후의 역사서를 남겼다. 벼슬 외에도 선비가 할 일은 많았다.
유자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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