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그런데, 고 양회동 씨의 죽음을 둘러싼 수사는 지금 어찌 됐을까요.
정부와 수사기관, 언론이 양 씨의 죽음을 왜곡하려 했던 당시 상황, 또 그 뒤 건설 노동 현장에서 나온 억울하다는 목소리들.
무엇 하나 명쾌하게 결론이 나지 않은 채 1년이 지났습니다.
박진준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1년 전 그날, 건설 노동자 양회동 씨는 끝내 분신을 택했습니다.
법원의 구속영장 심사를 앞둔 상황이었습니다.
검찰은 양 씨에게 건설업체를 협박해 돈을 뜯어냈다는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피해 업체로 지목된 건설사들이 '협박과 강요는 없었다'며 탄원서까지 냈지만, 무용지물이었습니다.
[홍성헌 부지부장/분신 목격자 (작년 5월 18일 뉴스데스크)]
"(고 양회동 씨가) 형님, 저는 억울합니다. 형님, 제가 공갈 협박범이랍니다. 애들이 알까 봐 무섭습니다."
쌍둥이 남매를 둔 양 씨는 유서를 남겼습니다.
'건설노조 탄압이 저 하나의 목숨으로 중단되기를 바란다. 정당한 노조 활동을 한 것뿐인데, 구속영장 청구까지 하고 더는 탄압을 견딜 수 없다.'
[김선희/고 양회동 씨 아내]
"'(남편은) 내일을 걱정하지 않는 현장에서 일하고 싶습니다'라고 남겼습니다."
하지만 보수 언론은 의혹을 덧칠했습니다.
사건 발생 17일째, 조선일보는 검찰청 cctv 화면에 남은 당시 상황을 초 단위로 묘사해가며, "분신 노조원이 불을 붙일 때 민노총 간부가 막지 않았다"고 썼습니다.
주위에서 분신을 방조한 것 아니냐는 음모론을 제기한 겁니다.
정부의 태도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원희룡/당시 국토부 장관(작년 6월 14일)]
"왜 수수방관했느냐, 왜 말리지 않았느냐. 저는 지금도 역시 석연치 않은 마음은 변함이 없습니다."
10년 지기인 양 씨를 만류했던 동료는 참담함을 호소합니다.
[홍성헌 부지부장/분신 목격자 (작년 5월 18일 뉴스데스크)]
"(양 씨는) 벌써 이성을 잃은 사람이었어요. 오지 마세요. 형님, 오지 마세요. 제가 오죽했으면, 내가 판사한테 데려다 줄테니까 가자고 그랬겠어요."
양 씨에 대한 강압 수사는 없었는지, 또, 당시 노사 문제를 범죄 다루듯 처리하려는 무리수는 없었는지, 더 따져야 할 문제들은 밀려났고, 남은 의혹은 그대로입니다.
MBC뉴스 박진준입니다.
영상편집: 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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