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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숨어도 도망쳐도 소용없었다…스토킹 피해자가 말하는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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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런 스토킹 아무리 도망쳐도 피할 수 없다고 피해자들은 호소합니다. 가해자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한밤 중 몰래 이사 온 집도 결국은 찾아냈고 친구도, 가족도 해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저희가 피해자 7명을 만나 심층 인터뷰를 했는데 계속해서 정영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여성이 집에 들어가자 어두워집니다.

불이 다시 켜지자 복도 끝에 한 남성이 서 있습니다.

이 남성 여성 집 현관 맞은 편 배관 위에 촬영 장비를 올려뒀습니다.

비밀번호를 알아내기 위해서입니다.

결국 성공했고 집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40대 피해자 : 바디용품 이런 게 사라지고 칼 뒀던 곳에 보니까 정리를 했는데도 막 어질러져 있고…]

주차장 여성 차량 타이어는 터져 있었습니다.

역시 이 남성 짓입니다.

이 가해자를 피하기 위해 한밤에 이사온 집이었습니다.

아무리 몰래, 멀리 떠나도 소용 없었습니다.

[40대 피해자 : 도망치다시피 왔는데 이사도 원래 주말에 할 수도 있는데 진짜 007 작전하듯이…]

어디에 숨어도 벗어날 수 없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가해자는 여성 휴대전화에 위치 확인 앱을 설치했습니다.

제발 헤어져 달라고 할수록 집착은 더 심해졌습니다.

[40대 피해자 : 농약 가지고 와서 밤에 찾아와서 같이 죽자고 하고…]

나이와 장소는 다르지만 다른 피해자들도 비슷한 고통을 호소합니다.

'사랑해서 그런다'는 자기 합리화와 폭행이 이어졌습니다.

[30대 피해자 : 옷이나 가방을 자르고 때렸어요. 하나부터 열까지 밥 먹는 거, 옷 입는 거 이런 것까지 모든 것을 다 통제당해요.]

신고하면 되지 않느냐 말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보복 때문입니다.

[30대 피해자 : 너희 집 친구 우편함 안에 마약 집어넣을 거다. 제 주변 사람들한테 그렇게 피해 주고 싶지 않았어요.]

약점을 잡으면 집요하게 파고듭니다.

고립된 개인은 시간이 지나면 의지를 잃었습니다.

[30대 피해자 : 그 관계 약한 부분을 노렸던 것 같아요. 진짜 노예처럼 살았어요. 반항할 생각도 못 하고…]

지난 2021년 스토킹 처벌법이 시행됐습니다.

하지만 그 해 2700여 건이던 여성의 전화 스토킹 피해 상담 건수는 지난해 9017건으로 3배 넘게 늘었습니다.

정영재 기자 , 김영철, 김동현, 김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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