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韓 기술 매우 인상적”… 韓 ‘오커스 필러2’ 참여 청신호

양국 외교·국방장관 ‘2+2 회의’

신원식 “韓 파트너로 고려 환영”

韓·호주, 쿼드 협력 강화 공감대

新인태동맹 ‘韓 역할’ 확대 시사

양국 국방장관 별도 회담 갖고

호주형 보병전투車 사업 논의도

첨단 군사 역량 공동 개발을 목표로 미국과 영국, 호주의 3자 안보동맹체인 오커스(AUKUS) 필러(pillar) 2에 한국이 참여할 가능성이 긍정 검토되고 있다.

한국과 호주는 1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외교·국방장관이 참여하는 ‘2+2 회의’를 열고 양국 간 방산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오커스 참여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오커스 회원국이 한국을 오커스 필러 2 파트너로 고려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한국의 국방 과학·기술 능력이 오커스 필러 2의 발전과 지역의 평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호주는 1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외교·국방장관 회의(2+2 회의)를 개최했다. 사진은 2+2 회의를 마무리한 뒤 양국 장관들이 참여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 리처드 말스 부총리 겸 국방장관, 조태열 장관, 신원식 장관. 국방부 제공

미국에서 지난 4월 처음 한국의 오커스 필러 2 가입 가능성이 제기된 이후 회원국 간 물밑 접촉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호 2+2 회의에서 공식적으로 논의된 만큼 오커스 필러 2 가입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장관도 “오커스는 안보동맹이 아닌 기술 공유 협정”이라며 “한국은 분명히 매우 인상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고, 가치를 공유하며 전략적으로 협력하는 국가로 이미 기술과 관련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한국 참여 등 관련해) 향후 발전의 기회가 있을 것이며 일본과도 그렇게 보고 있다”고 했다.

2021년 미국, 영국, 호주 등 3개국이 공식 출범시킨 3자 협의체인 오커스는 핵추진잠수함을 호주에 제공한다는 필러 1과 양자컴퓨터·인공지능·극초음속 미사일 등 8개 첨단군사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필러 2를 병행 추진 중이다.

양측은 한국과 쿼드(Quad: 미·일·호주·인도 간 안보협의체) 간 협력 추진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양국 장관은 성명에서 쿼드에 대해 “역내 국가의 우선순위와 필요를 지원하기 위한 긍정적이고 실용적인 의제를 환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측이 쿼드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고 호주 측도 환영했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는 쿼드와 신흥기술·보건·기후변화 등 기능적 협력을 통해 공조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회의에서 이 같은 우리 정부의 뜻을 전달했고, 호주 측이 호응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 측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신 장관, 호주 측 말스 부총리와 페니 웡 외교부 장관이 참석했다. 양국 간 2+2 회의는 2021년 9월 서울에서 5차 회의가 열린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한국이 장관급에서 정례적으로 2+2 회의를 개최하는 국가는 동맹인 미국을 제외하고는 호주가 유일하다.

이 같은 내용을 감안할 때 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새로운 동맹 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한국 역할이 점차 강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조 장관은 양국이 포괄적 안보, 사이버·해양안보를 비롯해 경제안보, 기후변화까지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호주 측이 북한인권 신장과 한국 통일정책에 대한 지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했다.

양국은 이날 회의를 통해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조 장관은 “인도태평양 전략 실현에서 서로를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하는 양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고, 러·북 간 무기거래 등을 저지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웡 장관도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을 규탄하며 국제사회가 북한에 가능한 한 많은 압력을 행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장관은 이날 국방장관인 말스 부총리와 별도 회동도 했다. 양 장관은 2023년 12월에도 호주형 보병전투차량(레드백) 사업에 한국기업이 진출하는 등 양국 간 방산 협력관계가 심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 장관은 이날 호주 멜버른에 있는 6·25전쟁 참전기념비를 찾아 전쟁 당시 산화한 호주 참전용사들에 대한 참배와 헌화를 하기도 했다.

정지혜·구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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