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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진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15일(현지시각)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 출석한 모습.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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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또 다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국을 '부유한 국가'라고 규정하면서 재집권 시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대폭 올리지 않으면 미군 철수 카드를 검토하겠다는 의미다. 윤석열 정부와 바이든 행정부가 2026년부터 적용될 방위비 협상에 들어갔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복귀할 경우 이를 무력화할 가능성도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1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가정적 상황을 전제한 질의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고자 한다"면서도 "다만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은 확고하며 미국 의회에서도 현 수준의 주한미군 주둔에 대한 초당적 지지가 계속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군사적으로) 불안정한 위치에 4만명(실제 2만8500명)의 군인이 (한국에) 있다"며 "이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선할 경우 주한미군을 철수하겠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 "왜 우리가 다른 사람을 방어하느냐"며 "우리는 지금 아주 '부유한 나라'(한국)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는 사실상 그들(한국)의 군대 대부분을 무상으로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또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선 "그들은 (나의 압박으로) 수십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동의했다. 그런데 제가 떠난 지금 (한국은) 아마 거의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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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 꺼낸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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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언급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는 게 국내 주요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실제로 한미 양국은 1991년부터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맺고 있다. 주한미군 주둔 비용에서 한국이 부담할 금액을 정해온 계약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9년 재임 시절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거론하며 방위비 분담금을 5배로 늘린 50억 달러(약 5조원)로 증액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 때문에 당시 협상이 길어졌고 2021년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체결됐다.
당시 한미는 방위비 분담금을 전년 대비 13.9% 증액하기로 합의했다. 또 방위비를 2025년까지 매년 국방비 증가율에 맞춰 올리기로 합의했다. 그 결과 방위비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 시기인 2009년 7600억원에서 2021년 1조1833억원으로 늘어나게 됐다.
한미 양국은 12차 SMA 협상에 나섰지만 오는 11월 미국 대선 전 협상이 타결돼도 트럼프가 재선할 경우 이전 합의를 갈아치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가 간 협정과 조약은 한 국가의 주권 사항으로 간주해 이론적으로 대통령의 뜻에 따라 파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방위비 협상을 뒤집기할 경우 미국 국방수권법(NDAA)을 따져봐야 한다. NDAA는 미국 안보정책과 국방지출 등을 담은 법안이다. NDAA에는 매년 주한미군 감축을 제한하거나 유지하는 내용이 포함됐으며 지난해 12월 의회를 통과한 법안에도 '주한미군 유지'가 명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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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캠프와 접촉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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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속된 공화당 대권캠프에 접촉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우리 외교부는 지난 2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에 대비한 대책반을 구성한 바 있다. 주미한국대사와 영사관 등을 중심으로 공화당 캠프의 주요 인물들과 정책 등을 분석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관계자는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민주당 대선캠프에 한국의 안보 상황을 공유하는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며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주한미군 철수 등 돌발적인 정책을 추진하지 않도록 공화당 캠프에 대한 접근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주일미군 방위비 분담 등을 참고해야 한다고 목소리도 나온다. 조비연 한국국방연구원(KIDA) 선임연구원도 "일본의 경우 주일미군 인건비와 시설비 등은 일본에 부담을 주지 않고 미국이 부담한다"며 "일본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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