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괘불전 1일 개막
높이 9.2m에 등장인물 140명…1653년 161명 후원으로 조성
국내 최대 괘불인 ‘진천 영수사 괘불’(1653년, 보물)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선보이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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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괘불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고, 화면 속 등장인물이 가장 많은 ‘진천 영수사 영산회 괘불탱’이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해 일반에 공개됐다. 보물로 지정된 ‘영수사 영산회 괘불탱’은 지금까지 전해지는 괘불 중 가장 오래된 17세기 작품의 하나이기도 하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진천 영수사 영산회 괘불탱’을 소개하는 ‘영산(靈山)의 모임-진천 영수사 괘불’ 전을 1일 불교회화실에서 개막, 10월 13일까지 선보인다”고 1일 밝혔다.
괘불(괘불탱)은 야외에서 치러지는 대규모 불교의식에 사용된 불화를 말한다. 조선시대 임진왜란·병자호란이 끝난 뒤인 17세기 이후 불교의식이 활발하게 열리면서 본격적으로 조성됐다. 괘불은 여러 소재로 그려지지만 고대 인도 영취산에서 열린 석가모니 부처의 설법 장면인 영산회상이 가장 널리 채택됐다.
‘진천 영수사 괘불’ 중 본존 석가모니불 부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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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사 쾌불탱’은 1653년(효종 4) 제작됐다. 중앙박물관은 “현전하는 괘불 117점 중 조성 시기가 이른 괘불”이라며 “괘불 화면 아래쪽에 다양한 인물군이 등장하는데, 이는 18세기 이후 정형화된 괘불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요소로 학술적, 불교사적 가치가 높다”고 밝혔다.
특히 이 괘불은 높이 919㎝, 너비 570.5㎝, 무게 76㎏에 이르는 대작이다. 화면 속에는 괘불들 가운데 가장 많은 140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수많은 인물 가운데 화면 중앙의 높은 연화대좌 위에 석가모니불이 앉은 모습으로 표현됐다. 또 석가모니불을 향해 무릎을 꿇고 가르침을 청하는 인물이 사리불존자인데, 보살이 아닌 승려 모습으로 불화에 등장하는 첫 번째 사례다. 석가모니불과 사리불존자의 주변으로는 부처의 가르침을 듣기 위해 여러 보살, 제자 등 다양한 인물들이 모여 있다. 그 아래로는 부처를 향해 절을 하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인물들이 있는데 다른 괘불에서는 보이지 않는 형상이다.
‘영수사 괘불탱’은 화면 가장 아래에 그림의 제작배경 등을 적어 놓은 화기(畵記)가 있다. 화기에는 괘불의 제작자 12명과 후원자 149명 등 161명의 이름, 불화 제작에 소요된 물품이 상세하게 적혀 있어 학술적으로 중요한 자료다. 괘불 조성 당시 괘불을 직접 그린 화승은 명옥, 소읍, 현욱, 법능 등 4명이다. 후원자 이름 뒤에는 ‘양주(兩主)’ ‘양위(兩位)’가 쓰여 있는 경우가 대다수여서 부부가 함께 괘불 조성의 후원자로 참여했음을 알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윤성용 관장은 “진천 영수사에 소장된 ‘영수사 괘불’은 1653년 당시 161명에 이르는 사람들의 정성이 모여 완성됐다”며 “이번 전시는 최대 규모의 장엄한 괘불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고 밝혔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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