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6 (목)

나스닥 ‘아픈 손가락’ 된 CPU명가 인텔···바닥모르고 내려가는 주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인텔.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 때 PC 시장을 주름잡았던 ‘CPU(중앙처리장치) 명가’ 인텔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랠리로 엔비디아 등 반도체주가 올해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주가가 호조를 보였지만, 인텔 주가는 10년 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뒤늦게 인텔은 AI칩 개발에 나서고 파운드리 시장 추격에 나섰지만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주가 부진은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10년대 중반으로 회귀한 인텔 주가


경향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인텔 주가가 바닥을 모르고 내려가고 있다. 올해 초 49.2달러였던 주가는 지난 3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30.47달러까지 떨어졌다. 올해 초 AI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14%)는 물론 경쟁사 엔비디아(+75.5%), AMD(+9.8%)의 주가가 크게 오른 반면 인텔 주가는 같은 기간 38% 하락한 것이다. 10년 전은 물론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 때보다도 주가가 낮은 상태다.

인텔의 하락세에 기름을 부은 것은 부진한 실적이다. 지난달 26일 발표된 1분기 인텔 실적을 보면 매출액은 127억2400만달러로 전 분기 대비 17.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7억2300만달러로 컨센서스(6억2400만달러)를 상회했지만 직전 분기보다 72% 급감했다. 여기에 인텔이 공개한 2분기 매출액 가이던스(실적 전망치)가 125억~135억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136억달러를 하회하는 등 미래 전망도 부정적으로 나타나, 이날에만 주가가 9.2% 급락했다.

이번 분기 실적 부진은 업계 2위인 삼성전자를 추격하기 위해 야심차게 추진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가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1분기 인텔 파운드리는 약 43억7000만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한 가운데, 영업적자는 약 25억달러로 전체 영업이익보다 3.5배 가까이 많았다.

IT 선도주자에서 AI 추격자로…벌어지는 격차


경향신문

엔비디아의 GPU / 경향신문 공식 유튜브 채널 경향티비 ‘세상의 모든 기업’ 영상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IT 업계의 패러다임이 AI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레거시 시장의 강자인 인텔의 타격이 컸다. CPU는 복잡한 연산엔 능하지만 처리속도가 느린 반면, GPU(그래픽처리장치)는 단순연산에 능한 대신 처리속도가 빠르다. 이 때문에 AI를 위한 데이터 학습에는 GPU가 주로 사용되고, CPU 강자인 인텔이 시장에 뒤쳐지게 됐다. 뒤늦게 인텔이 AI 가속기칩인 ‘가우디’ 시리즈를 내놓고 있지만 시장의 기대감은 낮은 상태다.

본업인 기존 PC와 서버 자체도 상황이 좋지 않다. 인텔의 13,14세대 CPU가 발열 이슈로 성능이 제한되는 결함이 발생하고 있는데다 경기 둔화로 수요도 크게 회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사인 AMD, 퀄컴과의 경쟁도 부담이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운드리 투자로 인한 지출이 계속되는 가운데 PC, 서버 어디에서도 긍정적인 수요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며 “매출 성장과 수익성 회복은 단기간 내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향신문

엔비디아 실적 추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19년 말 기준 엔비디아의 시가총액(1440억달러)을 1000억달러 이상 앞섰던 인텔의 현재 시총은 1297억달러(약 180조원)로 2013년 수준으로 회귀했다. 반대로 엔비디아 시총은 현재 2조1601억달러(2998조원)에 달한다. 더 뼈아픈 것은, IT 후발주자로 전락한 인텔과 선도자로 등극한 엔비디아의 격차가 향후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국회의원 선거 결과, 민심 변화를 지도로 확인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