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회장 |
“인공지능(AI)은 위험이 아닌 기회 요인입니다. AI 시대에도 회계산업이 더욱 발전 할수 있도록 투자와 지원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정희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회장은 전자신문 인터뷰에서 “AI 도입으로 단순 업무 영역은 잠식되겠지만 전문가 영역에서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지난 40여년 회계업계에 몸담으며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조세 부문 대표,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딜로이트컨설팅 총괄대표이사(CEO) 등을 역임했다. 6월 예정된 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 제47대 회장 선거에 출마할 계획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모든 산업 분야에서 인공지능(AI)이 화두다. 회계감사 부문에서 AI 활용 현황은 어떠한가.
▲AI를 활용한 단순업무 자동화는 회계업계에서도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AI를 외부감사에 활용하는 노력은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대형회계법인 중심으로 재무 위험 진단·탐지, 회의록 자동 작성, 내·외부 평가 보고서 검증 등에서 활용 논의가 활발하다. 안진 회계법인은 작년 초 기업 회계정보와 자금흐름을 분석해 자금 사고 이상 징후를 진단하고 탐지하는 '라이트하우스(RightHoue)'를 출시했다.
-AI 활용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없나.
▲감사 도구로 AI를 사용하려면 솔루션 검증이 가능해야 하며, 데이터 신뢰성도 보장돼야 한다. 주요 회계법인의 편향을 방지하기 위해 AI 훈련(Training) 자료도 객관적이어야 한다.
이를 해결하려면 공론장과 논의가 필수적이다. 대형회계법인에서 AI를 실제 감사업무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많지만, 선제조건 해결이 필요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도입하지 못하는 것도 현실이다.
또한 감사는 대부분 전문가 판단에 의존하는 분야다. AI나 데이터분석 기법은 회계감사의 기본 임무인 자본시장 감시 기능을 위한 보조 도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AI 시대 회계사의 미래는.
▲AI는 감사 품질을 향상시키는 데 일정 부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기존의 단순·반복 업무 일부를 대체해 더 높은 품질의 감사 결과를 도출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AI는 위험이 아닌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더 많은 회계·재무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고객에게 인사이트(통찰력)를 제공하는 더 큰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AI 시대에 없어질 직업으로 세무, 회계, 의료, 법무 등 전문가 영역을 언급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 업무 영역은 잠식되겠지만 AI 활용으로 전문가 영역에서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수 있다. AI는 전문가를 지원하는 보조수단이지 전문가를 대체하기는 어렵다.
-차기 한공회 회장 선거 출마를 준비 중이다. AI 관련 정책 구상이 있다면.
▲AI가 회계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비즈니스 기회를 업계 성장 전략의 중요한 축으로 상정해 한공회 차원에서 관심과 투자를 늘려야 한다. 위기와 기회는 동전의 양면이다. AI 시대 기회 요인을 살리기 위해 정비해야 할 제도는 정비하고, 성장을 위한 기회 요인이 되는 분야는 적극 지원하고 싶다.
AI 관련해 중요 어젠다를 선정하고 회장 임기 내 유효한 실천계획을 마련, 전략적으로 과감한 실천에 나서겠다.
-회계의 중요성과 향후 계획은.
▲회계는 신뢰사회의 기초가 되는 중차대한 사회·국가적 핵심 인프라다. 이는 AI 시대가 도래해도 변하지 않을 진리다. 회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역할을 해야 우리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경제적 의사결정이 합리성을 갖는다. 이는 희소한 국가자원의 적절한 배분으로 이어진다. 경제적 선순환구조가 가동되는 것이다. 아울러 한국 기업과 한국경제의 대외 신인도가 올라가 국제 경쟁력이 높아진다.
눈앞으로 다가온 회계사 3만명 시대, 세계 10대 경제대국의 위상에 이른 지금, 회계산업과 회계사의 현재는 어떤지를 돌아보자. 회계시스템의 구성 주체인 기업, 회계산업, 정부 등 각 부문에서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40세 이하 회계사 비중이 75%에 달한다. 이들이 회계사회의 미래이다. 미래세대 리더십 배양, 교육에 대한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세대교체를 준비해야 한다. 회계산업의 성장과 균형발전, 세대교체를 준비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40여년간 회계산업에 몸담은 경험을 바탕으로 심부름꾼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 회계사회 회원들의 힘과 지혜, 건강한 문제의식을 모아 주요 현안과 중장기 과제를 두루 살피고자 한다.
-한공회 회장 후보로서 본인의 강점이 있다면.
▲ 40여년 회계업계에 근무했다. 회계업계 발전을 위해 후배들을 위해 사심 없이 일꾼으로서 헌신하고 싶다. 1990년대부터 다져진 탄탄한 국회, 정부, 학계, 언론뿐 아니라 시민사회까지 어우르는 방대한 인적 네크워크는 회계사회 현안뿐 아니라 중장기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일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990년대, 2000년대 전문가 집단을 대표해 주요 시민단체 이사장 등을 역임하면서 시민사회뿐 아니라 정계와도 친밀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IMF 환난으로 닥친 실업문제를 해결하고 생존위기에 처한 실업자들을 돕기 위해 각계각층의 단체들이 참여했던 민간운동기구 재단법인 '함께 일하는 사회'(전 실업극복 국민운동위원회)의 자문위원과 감사로 활동한 바 있고, 17대 여야 초선 의원들이 참여한 청소년 선도단체 사단법인 '좋은 친구 만들기 운동' 이사장을 역임했다.
경제부총리와 상공회의소 회장이 공동 위원장을 맡는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 공정거래위원회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면서 대한민국 거시경제, 행정, 법률 제정에 대한 이해를 제고하고, 그 속에서 회계사와 회계업계의 역할을 고민했다. 재정학회 이사, 문화경제학회 이사, 회계학회 부회장, 조세정책학회와 세무학회 고문 등을 역임하며 경제 및 회계 학계와도 인연이 깊다.
이호준 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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