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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민주화부터 월드컵까지…현대사 희로애락 함께한 ‘서울광장’ 20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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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세계 책의 날인 지난 23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조성된 ‘책 읽는 서울광장’을 찾은 시민들과 어린이들이 독서를 하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서울시는 오는 11월까지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에 각각 ‘광화문 책마당’과 ‘책읽는 서울광장’을 운영한다.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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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운동부터 월드컵 길거리 응원단, 세월호 분향소까지 현대사의 주요 무대가 된 서울광장이 5월1일 조성 20주년을 맞는다. 상습 정체로 유명했던 차로에서 사람들이 모이는 공원으로 역할이 변하는 동안에도 서울 시민들이 희로애락을 함께한 공간이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광장은 지난 2004년 5월1일 차도를 걷어내고 잔디를 심은 지금의 형태가 됐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응원을 위해 차를 막은 것을 계기로 사람을 위해 활용하자는 논의가 본격화된 결과다.

과거 ‘시청 앞 광장’이라 불리던 서울광장은 서울의 대표적인 상습 교통정체 구간이었다. 자동차만 오가는 교통광장이었지만 시울시청사 앞이라는 위치적 상징성으로 인해 다양한 역사적 사건이 이 앞에서 일어났다.

1987년 6월 항쟁 당시 사망한 이한열 열사의 노제도 이곳에서 치러졌다. 당시 운집한 인원만 약 100만명으로 추산됐다. 이후에도 광장은 사회적인 사건의 목소리를 분출하는 장소로 사용됐다.

2002년의 광장은 월드컵 길거리 응원단의 붉은 물결로 기억되지만, 한 편에선 미군 장갑차 사고로 세상을 떠난 ‘효순이 미선이 사건’의 규탄 집회도 이곳에서 열렸다. 2004년 3~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반대 집회도 이곳을 기점으로 광화문 일대에서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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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1일 세계노동절을 맞아 민주노총 주최로 서울광장에서 ‘2015년 세계노동절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 노동절대회에는 전국 2900여 곳 민주노총 사업장 조합원들이 참가했다. 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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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조성 후에도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담는 공간의 역할은 멈추지 않았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는 서울광장을 촛불 집회의 메카로 만들었다. 2016년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를 비롯해 민중총궐기 대회 등 굵직한 노동계 행사도 서울광장에서 치러졌다.

광장은 애도의 장소이기도 했다. 서울광장의 분향소는 국가장 등의 대한민국 전직 대통령 서거 및 범국가적 애사가 있을 때 세워졌다. 지금까지 2009년 8월 고 김대중 전 대통령, 2010년 4월 천안함 46용사, 2014년은 4월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에 이어 11월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분향소가 설치됐다. 또 2021년 10월 고 노태우 전 대통령과 2022년 10월 이태원 참사 희생자 등 지금까지 6번의 분향소가 마련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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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서울광장에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노란 추모리본형태를 만들고 있다. 김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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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에게 열린 광장은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2020년 2월10일부터 2021년 10월31일까지, 총 629일 동안 사용이 제한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광장의 개방성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해 민주노총이 7월 노동자대회를 위해 광장 사용을 신고했으나, 서울시는 ‘잔디 관리’를 이유로 불허했다. 민주노총은 사용신고 불수리 처분 취소 소송을 진행했고, 지난달 서울행정법원은 서울시 불수리 처분은 재량권 남용이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0~2021년을 제외하고 2015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서울광장에서 열렸던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른 행사에 밀려 광장 개최가 무산됐다.

서울광장은 봄철에는 잔디밭으로, 겨울철엔 스케이트장으로 도심의 문화 공간이 되는 만큼, 서울시는 20주년을 맞아 미국 뉴욕의 타임스퀘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광장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돌을 맞는 1일에는 ‘서울페스타 2024’ 개막식이 열리고 지난달 23일 시작된 ‘책 읽는 서울광장’ 행사는 올해 기간을 대폭 늘린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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