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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미국, ‘이스라엘·사우디 수교’ 휴전 협상 지렛대로 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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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사우디 찾아 “방위조약 완성 단계”

가자지구 평화·팔 독립국 건설 조건 내걸어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움직이게 할 제안

경향신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2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회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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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지난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논의가 중단됐던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수교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에서 양측 모두를 움직이게 할 묘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9일(현지시간) 사우디 리야드를 방문해 사우디가 이스라엘과의 수교 조건으로 요구했던 미국과 사우디의 상호 방위조약이 완성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 외교장관도 이와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아주, 아주 가까워졌다”며 “대부분 작업이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만나 이 같은 뜻을 전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쟁 발발 전인 지난해 9월 미국이 사우디와 한·미 또는 미·일 수준의 상호방위조약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는 상대방 국가가 적의 공격을 받을 시 군사 지원을 약속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블링컨 장관의 이날 발언에 대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힘겨운 재선 싸움을 벌이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긴박함이 묻어난다”며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외교 관계 수립이라는 원대한 계획에 관한 대화를 진전시키고, 가자지구 안정을 추구하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사우디 수교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의 지렛대로 삼고자 한다는 시각도 있다. 우선 하마스엔 팔레스타인 독립국 건설 보장이라는 당근을 제시하면서, 계속 휴전 협상에 어깃장을 놓는다면 사우디 등 아랍권이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압박을 동시에 가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스라엘엔 사우디를 필두로 대이란 전선 구축이 가능하다는 명분을 줄 수 있다.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선 결국 가자지구의 평화와 팔레스타인 독립국 건설을 위한 일종의 담보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통화하며 팔레스타인 독립국 건설을 의미하는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한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한편 NYT는 이날 이스라엘이 지금까지 최소 40명이던 인질 석방 요구 숫자를 33명으로 줄이는 등 다소 완화된 협상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이 제안한 구체적인 협상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하마스가 받은 제안은 이스라엘로선 대단히 관대한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마스는 빠르게 결정하길 바란다”며 “6개월 이상 끌어온 유혈사태에 근본적인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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