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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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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실업 트라우마'가 지금까지…지갑 닫고 저축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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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총선 후 김밥, 치킨 등 외식 품목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가정의 달 5월 외식비 부담이 더 무거워질 전망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달 대표 외식 품목 8개 서울지역 평균 가격이 1년 전보다 최대 7% 올랐다. 품목 중 냉면이 7.2%로 가장 높았다. 사진은 28일 서울의 한 식당 메뉴 입간판 모습. 2024.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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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비 증가율이 외환위기(IMF 사태) 직전에 비해 4분의 1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기침체 속 실업 경험으로 인해 지출을 조이고 저축을 늘린 탓에 가계 소비 회복세가 제한됐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30일 '실업 경험이 가계소비에 미치는 장기효과 분석-BOK경제연구'를 발간했다.

보고서를 펴낸 최영준 한은 미시제도연구실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가계소비가 1997년 외환위기 등을 거치면서 비교적 크게 둔화된 후 이전 증가세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이번 연구는 가계소비가 과거 충격의 영향을 받는 현상인 이른바 상흔 소비가 가계소비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미시 자료를 사용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실업 경험은 가계소비에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음(-)의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실업 경험에 따른 미래에 대한 비관적인 소득 전망이 중장기 가계소비를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7년 외환위기의 실업 경험을 통해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가계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풀이했다.

저자는 1970년부터 1997년 외환 위기까지 평균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8%대였지만 2008~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까지 4%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2%대로 더 쪼그라들었다. 가계소비 증가율의 경우 1971~2008년 20.3%, 2009~2021년 5.2%로 급감했다.

이러한 상흔 소비는 미래소득을 감소시키는 경로보다 주로 저축을 늘리는 자산 축적 경로를 통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실업 경험으로 지출을 줄이고 이를 저축할 경우 소비자는 미래에 더 많은 부를 축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연구위원은 "국가 실업이 높은 상황에서 미래 소득과 자산이 감소에 대한 우려로 현재 소비를 줄이고 자산 축적을 늘리는 현상으로 이어졌다"고 해석했다.

세부적으로는 실업 경험은 계층 별로는 소득 및 자산 보유 취약계층의 가계 소비를 줄였고 소비재별로는 선택재와 같은 비내구재 중심으로 상흔 소비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내구재는 1년 이상 사용이 가능한 제품이고 비내구재는 주로 1년 미만 사용되는 음식료품, 의약품, 화장품, 서적 및 문구, 차량 연료 등의 상품이다.

최 연구위원은 "상흔 소비는 미래소득을 감소시키는 경로보다 주로 저축을 늘리는 자산축적 경로를 통해 발생했다"면서 "소득 취약 계층이 거시 충격 이후 장기적으로 소비를 줄이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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