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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한국 전문가 3분의 1 핵무장 지지…트럼프 집권하면 더 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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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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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안보 관련 전문가들은 3명에 1명꼴로 자체 핵무장을 찬성해 일반인들보다 찬성률이 크게 낮다는 미국 싱크탱크의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1월15~3월17일 한국의 학자, 싱크탱크 전문가, 기업인, 국회의원, 전현직 관리 등 ‘전략 분야 엘리트’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34%가 핵무장에 찬성했다고 29일 밝혔다. 찬성론자들 중 54%는 미국과의 핵공유나 미국 전술핵무기 재배치보다는 한국의 자체적 핵무장을 지지한다고 했다. 핵무장에 반대(53%)한다거나 잘 모르겠다(13%)는 의견은 66%였다.



‘한국이 핵무기를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인 전문가들은 자신의 성향을 보수 또는 중도보수라고 한 이들이 68%에 달했다. 중도는 22%, 진보 또는 중도진보는 10%였다. 이에 비해 반대하는 전문가들 중에는 보수·중도보수와 진보·중도진보가 각각 36%로 같고 중도가 28%였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유럽과 중동 전쟁, 중국의 공격적 행동, 북한의 대량파괴무기 개발에 직면한 한국에서는 과거에는 금기시된 자체 핵능력 보유에 대한 논의가 갈수록 공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은 마음만 먹으면 핵개발을 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도 금기를 깬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연구소는 한국의 자체 핵개발에 대해 대중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많게는 76%까지 찬성률이 나온 것에 비추면 전문가들의 핵무장 찬성률은 상당히 낮다고 평가했다.



한국 전문가들은 핵무장 반대 이유로 43%가 ‘경제 제재, 국제 규범 위반에 따른 평판 저하’를 꼽았다. 26%는 ‘한-미 동맹 훼손과 핵무기 획득에 따른 부작용’, 20%는 ‘한반도 핵무기 경쟁 촉발’, 10%는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 국가들로부터의 안보 위협 증가’를 제시했다.



그러나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반대론자들의 입장이 무조건적인 것은 아니다”라면서, 주한미군 철수 등으로 미국의 안보 공약 철회가 가시화하면 반대론자들 중 다수가 핵무장에 찬성할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고 했다.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이 올해 11월에 백악관에 복귀한다면 당신의 한국 핵무장에 대한 지지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반대론자들 중 51%가 “커질 것”이라고 답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해 주한미군 감축이나 확장억제 공약 약화를 추진하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핵무장론에 더 힘이 실릴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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