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1 (화)

[인터뷰] 김재윤 딥서치 대표 “데이터‧AI 이용하면 단순‧반복 작업 줄일 수 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디지털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국내에는 2500여개가 넘는 기업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다. 증권사에서 근무하는 전문 애널리스트가 이들 기업에 대한 상세한 분석자료를 제공하고, 투자자는 이를 판단의 근거로 삼곤 한다. 하지만 보고서가 나오는 기업은 상장사 중 일부에 그친다.

이와 관련 김재윤 딥서치 대표는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대부분의 증권사가 100명가량의 애널리스트를 고용하고 있다. 이들이 300개 정도 기업을 커버한다. 나머지 기업에 대해서는 누구도 보고서를 쓰지 않는다. 투자대비수익률(ROI)이 안 나와서 그렇다”며 “딥서치의 역할이 여기서 등장한다. 전문가들이 수작업으로 종목을 선정하고, 여러 자료를 분석하고 이를 보고서로 만들던 작업을 인공지능(AI)으로 자동화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딥서치는 인공지능(AI)이나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을 평가하기 위해 전문 인력이 하던 반복 작업을 줄여주는 일을 하는 기업이다. 기업의 재무나 실적과 같은 수치부터 특허나 최근 뉴스, 증권사 리포트 등까지 포괄적인 데이터를 수집‧가공해 제공한다.

주요 고객사는 금융기관이나 벤처캐피탈(VC), 회계법인 등이다. 투자 대상 또는 시장에 대한 정보를 찾는 등의 용도다. 일부 기업에서 경쟁사의 활동을 분석하기 위해 사용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사업에는 김 대표의 이력이 영향을 미쳤다. 연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NHN에서 서버 개발 엔지니어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회계사 자격증을 딴 뒤 회계법인에서 근무한 뒤에는 VC에서 투자 업무도 맡았다. 그러던 찰나에 창업을 꿈꿨고 2013년 딥서치가 탄생했다.

김 대표는 “투자 관련 일을 하면서 기술이 세상을 바꿔가고 있다는 것을 체감했다. 그러면 어떤 분야가 유망할까 생각하던 찰나에 지금까지 하던 일을 자동화하면 어떨까 생각해 창업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투자 관련 전반적인 업무는 여전히 단순반복적인 작업이 많은, 소위 ‘노가다’ 성격의 업무가 다수다. 많은 기업 중 특정 분야 기업을 분류하고, 그 분야 기업 중 원하는 성격의 기업들은 어디가 있는지, 이중 옥석은 아디인지, 투자하기에 적합한지 등을 검토하는 과정과정이 기계적인 만큼 기술로 대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례로 딥서치는 한국거래소(KRX)가 승인한 지수사업자다다. 통상 상장지수펀드(ETF)는 자산운용사의 것으로 이해하기 쉬운데, 자산운용사는 승인된 지수사업자가 설계한 지수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미국의 S&P, MSCI 등이 대표적이다. 딥서치는 2022년 국내 핀테크 기업으로는 최초로 지수사업자로 승인난 곳으로 2차전지 등 ETF를 개발했다.

김 대표는 “딥서치가 만든 지수 중 하나가 2차전지 분야다. 2차전지에 투자한다고 할 때 흔히 떠올리는 방식이 그 분야 전문가를 모셔와서 하는 어떤 종목이 유망한지 물어보고 만들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렇게 사람이 종목을 결정하는 것은 객관성이 없다”며 “AI와 데이터를 이용해 유망 산업, 테마를 발굴하고 지수를 개발함으로써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한국에 기업이 150만개 정도 된다. 이중 상속을 하게 되는 기업, 특정 지역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 현금이 얼마 이상인 기업, 어떤 산업군에 속하는 기업 등 세세한 요건을 살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고급 지식이 요구되지도 않는다. 그런데 VC나 회계법인 등 고가치 인력들이 이런 일에 시간을 뺏기고 있다”며 “딥서치는 이런 기업들에 대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제공함으로써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돕는 역할을 한다”고 피력했다.

디지털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근간이 되는 것은 기업에 방대한 기업 데이터 및 이를 분석‧활용하는 기술‧노하우다. 그리고 최근에는 이를 이용한 신사업도 추진 중이다. 소규모 인수합병(M&A)을 중개하는 플랫폼 ‘리스팅’이다.

김 대표에 따르면 국내 M&A 시장은 대형 증권사나 회계법인 등이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체급상 대규모 M&A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최소 금액대가 300억원가량으로, 그 이하 금액대로는 ROI가 나오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에 딥서치는 증권사나 회계법인 등이 인건비도 챙기기 어려운 소규모 M&A도 AI 기술 및 데이터를 이용해 들이는 비용을 줄이는 것으로 해결했다.

투자 경기가 악화돼 플랫폼 운영이 어려울 수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물론 시장 분위기가 좋아서 나쁠 건 없다. 하지만 상황이 안 좋을 때 오히려 엑싯(Exit)하려는 이들이 늘어나기도 한다”며 “4월 초 리스팅 베타 서비스 시작 1주일 만에 50개 기업이 거래를 등록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마켓플레이스 자체는 대단한 기술이 필요하거나 한 것은 아니다. 소규모 M&A를 위한 마켓플레이스라는 아이디어에 딥서치가 가진 데이터, AI 기술과 인적 네트워크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돼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