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난민 구금 작전 시작시 장기 법적 분쟁·시위 불가피
스코틀랜드 경찰, 경계 태세…변호사 "캔뮤어 시위 정신 번질 수도"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다우닝가에서 리시 수낵 총리가 기자회견 중 발언하고 있다. 2024.04.29/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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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 내무부가 망명 신청자들과 이주민들을 르완다로 이송하려던 계획을 당초보다 시기를 앞당겨 구금 조치부터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오는 5월 2일로 예정된 지방 선거에 앞서 표심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28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과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내무부는 오는 29일부터 출입국관리사무소를 방문하거나 보석금을 내기 위해 출석하는 망명 신청자들을 구금하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변호사들과 자선단체 활동가들은 망명 신청자들과 난민들을 구금하는 정부의 이번 계획이 장기적인 법적 분쟁이나 시위, 경찰과의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스코틀랜드 경찰도 경계 태세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금 조치에는 개입하지 않지만, 공공질서를 통제하는 차원에서 경력을 투입할 예정이다.
난민들을 지원하는 자선단체인 난민위원회 엔버 솔로몬 위원장은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비인도적인 르완다법이 초래할 비용, 혼란, 불행에도 불구하고 무모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재앙적인 시스템 붕괴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영국 정부가 망명 신청자들을 비행기에 태워 르완다로 이송하는 계획은 7월로 예상됐다.
하지만 집권 여당인 보수당이 저조한 지지율로 의석을 절반 가까이 잃을 위기에 처하자 나흘 앞으로 다가온 지방 선거에 대응하기 위해 내무부가 계획을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경찰은 난민들의 구금을 막으려는 시민 단체와 활동가들의 거리 시위 가능성과 대치, 돌발 상황 등에 대응하기 위해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 거주하는 인권 변호사 아메르 안와르도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일(29일)부터 망명 신청자들과 난민들에 대한 구금이 시작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안와르 변호사는 지난 2021년 글래스고의 한 거리에서 망명 신청자들의 추방을 막기 위해 수백 명의 사람들이 이민국 차량을 가로막은 시위를 언급하고 "며칠 안에 영국 전역에서 캔뮤어 거리의 정신이 폭발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캔뮤어 시위는 지난 2021년 5월 영국 내무부가 인도 출신 시크교 남성 2명을 이민법 위반 혐의로 붙잡았다가 동네 이웃들과 시위대가 막아서면서 당국의 호송 차량과 7시간 대치 끝에 다시 풀어준 사건이다.
내무부 당국은 해당 남성 2명에 대해 '이민법 위반 혐의가 의심된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스코틀랜드 경찰은 이들을 석방했다.
당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이었던 니콜라 스터전은 캔뮤어 거리 시위 사건 이후 영국 내무부 이민 정책에 근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리시 수낵 총리는 르완다법이 통과된 직후 망명 신청자들과 난민들을 이송하기 위한 항공편이 최소 10~12주 이내에 출발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내무부는 앞으로 망명 신청자들을 구금하고 나면 별도의 구금 시설로 이송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리시 수낵 총리는 지난 22일 르완다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상원과 하원이 논의에 들어가기 직전에 실시한 연설에서 "추방을 준비하는 동안 사람들을 구금하기 위한 공간을 2200개로 늘렸다"고 말했다.
또한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전담 사회복지사 200명이 준비돼 있고 사법부에서는 모든 법적 소송을 신속하고 엄격하게 처리하기 위해 전담 법정 25곳과 담당 판사 150명이 대기하고 있다"고 했다.
tigeraugen.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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