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자금 모자란 트럼프와 정치 영향력 필요한 디샌티스 이해 맞아
지난 2020년 7월 31일 미국 플로리다주 벨에어에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왼쪽)가 당시 대통령이었던 도널드 트럼프와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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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오늘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선거 자금이 모자란 도널드 트럼프 미 전 대통령이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비공개로 만났다. 현지 매체들은 두 공화당 거물들이 서로 정치적 필요에 의해 힘을 합칠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미 CNN은 28일(현지시간) 트럼프 진영 관계자를 인용해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자택을 둔 트럼프가 이날 디샌티스와 비공개로 몇 시간에 걸쳐 만났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디샌티스가 플로리다주 할렌데일비치의 셸 베이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치던 가운데 트럼프와 조찬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동은 두 사람을 다 아는 플로리다의 부동산 중개업자 스티브 위트코프가 주선했다. 그는 다음달 3일 트럼프를 위한 모금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디샌티스가 이날 모임에서 트럼프를 돕기로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디샌티스는 지난 2018년에 트럼프의 지지를 업고 플로리다 주지사에 당선되었으며 이후 트럼프의 강경한 우파 노선과 비슷한 정책을 내놓으며 ‘리틀 트럼프’로 불렸다. 트럼프는 2020년 대선에서 낙마한 이후 디샌티스가 공화당에서 세력을 넓히자 그를 노골적으로 견제했다. 두 사람의 갈등은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더욱 깊어졌다. 디샌티스는 지난 1월 경선 결과 트럼프에게 압도적으로 밀리자 후보 사퇴를 선언하고 트럼프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회동은 지난 1월 디샌티스의 사퇴 이후 처음이다. CNN은 디샌티스가 트럼프에게 금전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 보도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 말까지 모금한 선거 자금이 트럼프보다 약 1억달러(약 1382억원) 많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트럼프는 전체 후원금의 약 26%를 각종 법률 비용으로 썼다. 현지 매체들은 바이든의 경우 민주당 경선과 동시에 사실상 후보로 낙점되어 민주당 후원금을 쓸어 담았지만, 트럼프는 디샌티스를 비롯한 경쟁자들에게 후원금이 갈라지면서 바이든에 비해 불리한 처지였다고 분석했다.
2명의 관계자가 CNN을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디샌티스는 이달 초 지지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를 위해 모금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디샌티스는 지난 1월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기는 했지만 이후 트럼프를 비롯해 어떠한 공화당 대선후보의 유세에도 등장하지 않았다.
디샌티스가 트럼프에게 손을 내민 것은 자신의 정치적 필요 때문으로 추정된다. 디샌티스는 경선 후보 사퇴 이후에도 후원자들과 연락을 이어가고 있으며 2028년 대선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그는 차기 공화당 정부에서 부통령에 오르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디샌티스가 트럼프를 돕는 것은 2028년 대선을 염두에 두고 공화당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로 추정된다.
한편 CNN이 2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의 대선 지지율은 49%로 바이든을 6%p 앞섰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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