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배달 한달만에 전략 변경 불가피
쿠팡와우 회원 추가가입 여부가 관건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조만간 멤버십 출시를 예고하면서 배달 업계는 '무료 배달 전쟁' 한달 만에 구독 경쟁으로 전환했다. 업계에서는 배민이 언제까지나 전면 무료 배달 서비스를 제공할 수는 없었을 것으로 본다. 구독제 경쟁에서는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보유한 쿠팡이츠가 우위에 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26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곧 구독제인 '배민클럽'을 출시할 예정이다. 구독 고객에게 알뜰배달과 한집배달 할인, B마트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배민클럽이 출시되면 쿠팡이츠의 '와우 멤버십', 요기요의 '요기패스X'에 이어 배달앱 3사가 모두 무료 배달을 위한 구독제를 시행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배민이 지금처럼 계속 전면적인 비용을 투자할 순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배달의 종류는 플랫폼이 직접 운영하는 배달과 위탁 운영하는 배달로 나뉜다. 쿠팡이츠는 전부 직접 운영 배달이고 요기요도 직접 운영하는 배달인 '요기 배달'이 있다. 각각 와우 멤버십 회원과 요기패스X 회원의 무료 배달 서비스에 투입하고 있다.
쿠팡이츠와 요기요가 직접 운영 배달 시스템을 적절히 활용해 무료 배달에 드는 비용을 최소화하는 데 비해, 배민은 위탁운영 배달을 포함한 전체 배달건수에 대해 무료 배달을 지원하며 비용지출이 불어났다. 이번 구독제 도입은 쿠팡이츠와 요기요처럼 무료배달 지원에 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배민의 구독제 도입이 경쟁력을 갖추는 데 한계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불경기로 배달 수수료 부담이 높아지자 점주들이 가게 자체배달을 늘리고 있는데, 배민의 구독제에서 가게배달 무료 혜택은 빠진다. 구독제에 가입해도 배민의 '무료배달'로 주문할 곳이 제한돼 이용자 선택의 폭이 좁아질 수 있다.
또 최근 일부 지역에서는 배민보다 배달단가를 높게 쳐주는 쿠팡이츠 라이더가 더 빨리 도착하며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배민이 전면 무료배달 대신 구독제까지 시행할 경우 굳이 멤버십에 가입시킬 유인이 부족할 것이란 평가다.
서비스 다양성의 측면에서도 쿠팡이츠가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평이 나온다. 와우 멤버십의 경우 쿠팡 로켓·무료배송과 함께 쿠팡이츠 무료배송, 쿠팡플레이 무료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배민의 경우 오로지 배달 혜택만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구체적인 혜택이나 가격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배민이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배민이 배민클럽을 출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사실상 무료 배달 종료 선언'이라는 취지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미 쿠팡 멤버십에 가입돼 있는데 배민 구독제까지 가입하긴 부담스러워 그냥 쿠팡이츠를 쓰겠다는 취지의 글도 심심찮게 보인다.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혜택과 가격이 정해지지 않아 자세한 내용 설명은 어렵다"면서도 "배민클럽의 방향은 기존 이용자가 지금 받는 혜택은 최대한 유지하면서 구독제에 가입한 회원들에게는 B마트 등 커머스 혜택과 브랜드 제휴 할인 혜택 등 기존 혜택에 추가적인 혜택을 더해 제공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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