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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우리도 평양 때릴 게 필요해" 박정희가 그린 '빨간원'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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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더중플 - 백곰 미사일 개발사

한국은 손꼽히는 미사일 강국입니다. 적 목표를 타격하는 현무, 적 항공기와 미사일을 요격하는 천궁과 해궁, 적 전차를 잡는 현궁, 적 전투함을 격침하는 해성, 적 공기부양정을 저지하는 비궁 등 다양한 미사일을 국내에서 개발했습니다. ‘한국판 고고도미사일(THAADㆍ사드)’이라 불리는 L-SAM은 곧 실전배치됩니다. 이 같은 한국 미사일 가문의 족보는 1971년 12월 26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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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8년 9월 26일 충남 안흥에서 발사된 백곰이 창공으로 솟구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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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의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 ‘더중앙플러스(https://www.joongang.co.kr/plus)’가 한국 미사일 개발사에서 여명을 열었던 1970년대를 조명했습니다. 오늘 ‘추천! 더중플’에선 한 번쯤은 읽어보면 ‘맨땅에 헤딩’과 같았던 미사일 프로젝트가 피와 땀으로 일궈진 사연을 맛보기로 내놔봤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더중앙플러스 구독 후 보실 수 있습니다.

①크리스마스 다음 날 갑작스런 호출

1970년대 한국은 엄청난 안보 위기를 맞았다. 미국은 ‘자신의 안보는 자신이 지켜라’는 ‘닉슨 독트린’을 내세우며 주한미군 지상군 1개 사단을 철수하더니 아예 주한미군 전체를 빼려고 들었다. 그런데 한국은 군사력에서 북한에 뒤졌을뿐더러 소총 한 정조차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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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손으로 완성돼 시험발사를 기다리고 있는 백곰. 자료 플래닛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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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12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방위산업과 중공업 발전을 담당하는 오원철 청와대 경제 제2 수석을 호출했다. 박 전 대통령은 “서울이 휴전선에서 너무 가깝단 말이야”라며 지도를 가리켰다. 지도에는 박 전 대통령이 컴퍼스로 그린 여러 개의 동심원이 표시돼 있었다. 서울을 중심으로 50㎞, 100㎞, 150㎞, 200㎞의 거리가 빨간 색연필로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박 전 대통령은 “오 수석, 우리도 평양을 때릴 수 있는 유도탄을 개발하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하겠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모지를 꺼내 ‘유도탄 개발 지시’라는 극비 문건을 직접 썼다. 사거리 200㎞의 지대지 미사일을 1975년까지 국산화하라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기술도, 설비도, 자본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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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평양 때릴 게 필요해” 박정희가 내민 ‘극비 메모’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10755

②합숙에 또 합숙…결론은 ‘국내개발 가능’

박정희 전 대통령의 극비 메모는 바로 국방과학연구소(ADD)에 전달됐다. ADD는 이경서 박사를 중심으로 팀을 꾸려 자하문 밖에 있는 여관에서 합숙하며 지대지 미사일 개발 가능성을 탐색하고 그 검토 결과를 보고서로 작성했다. 핵심 기술을 해외에서 도입할 수 있다면 다른 문제들은 모두 국내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보고서는 ‘항공공업 육성 계획’이라는 위장사업 명칭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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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곰을 성공적으로 발사한 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경서 박사를 치하하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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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1974년까지 사거리 40㎞의 단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1976년까지 사거리 150㎞의 중거리 미사일을 개발할 계획표를 작성해 보고하라’는 명령서를 내렸다. 또 한 번 팀이 소집됐다. 팀은 4개월 이상 집에 돌아갈 수 없었다. 당장 집에서 난리가 났다. 심문택 ADD 소장이 연구원의 부인들을 초청해 음식을 대접하면서 달래야만 했다.

팀은 당시 지대공 미사일로 보유하고 있던 나이키 허큘리스가 지대지 미사일로 전환 가능하며 이를 개조할 경우 중거리 미사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청사진은 다 그려졌다. 이제 개발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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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들도 모르게 하시오!” 종로 여관방서 시작된 미사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12493

③거국적인 노력의 결과, 백곰 미사일

미사일을 테스트하려면 풍동(Wind Tunnel)이 필요하다. 풍동을 조립할 때 필요한 부품 중 대형 압축탱크는 지름 2.7m, 길이 30m다. 이를 울산에서 대전으로 운반해야만 했다. 경부고속도로로 울산에서 대전까지 옮길 수는 있는데, 풍동이 세워 질 대전기계창까지의 이동이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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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기계창 3중 풍동 건설 장면. 플래닛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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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호남고속도로 건설을 앞당기시오.” 당시 회덕에서 유성으로 이어지는 호남고속도로 공사가 진행 중이었는데, 공사를 앞당기라는 지시였다. 대형 압축탱크가 무사히 도착했다. 이경서 박사는 “백곰은 이런 거국적인 노력과 지지의 산물이다. 나나 몇몇 과학자가 만든 단순한 무기 하나가 아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대전기계창 공사 현장에 경호원 한 명만 대동하고 불쑥 나타났다. 마침 점심시간이었다. 그는 임시 식당에서 콩나물국과 김치만으로 식사하고 돌아가야 했다. 그 정도로 박 전 대통령은 미사일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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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밥에 김치만 먹어도 갔다…박정희, 경호원 1명과 찾은 곳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19429

이철재 국방선임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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