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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금)

[사진은 말한다] 재판정의 형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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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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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정권 시절 김대중의 결심 공판이 있는 날이었다. 당시에 김대중 촬영은 언론 통제로 무조건 보도 불가였지만 정권이 바뀌면 사진이 말을 하리라 싶어서 재판정(현재 서울시립미술관)을 찾았다. 방청석에는 가족과 야당 정치인들은 전혀 보이지 않고 30~40명의 사복형사들이 떼를 지어 앉아 있었다. 피고석에 앉아 있는 김대중 씨의 얼굴 사진을 몇 장 찍었다. 카메라를 들고 침묵이 무겁게 흐르는 재판정을 돌아다니는 사람은 유일하게 혼자여서 구두 발자국 소리를 일부러 죽이고 다니느라고 긴장이 될 정도였다. 박정희 대통령이 사망하고 나서 잠시 정치활동이 있었지만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12·12 군사반란을 일으켜 권력을 장악하면서 그의 민주화 운동은 더욱 더디게 진행됐다. 신군부는 다시 김대중을 구속시켜 사형 판결까지 내리고 감옥을 찾아 간 이학봉 보안사 수사국장은 김대중에게 전향을 요구했지만 그는 끝까지 거부했다.

[전민조 다큐멘터리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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