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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기자수첩] 오세훈 시장은 ‘한강수상시대’ 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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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강에 수상호텔·오피스·푸드존 등 수상 인프라를 구축하고 대중교통·관광수단인 리버버스를 운영해 매년 1000만명이 한강 수상시설을 이용하는 시대를 열겠다고 지난 24일 발표했다.

일상 공간·여가 중심·성장 거점 조성이라는 3대 전략, 26개 세부사업으로 구성된 '한강 수상활성화 종합계획'은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되며, 오는 2030년까지 5501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는 서울시가 작년 3월 발표한 한강 개발 사업으로 대관람차(서울링), 곤돌라, 항만 시설 조성 등을 골자로 한다.

시는 리버시티 서울 계획을 통해 연간 6445억원의 생산파급효과, 2811억원의 부가가치효과, 6845명의 취업창출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이는 지나친 낙관론으로 보인다.

먼저 한강 수상활성화 종합계획의 핵심인 리버버스가 제 기능을 다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시는 한강 수상버스가 대중교통·관광수단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두 경우 모두 우려하는 목소리가 없지 않다.

수상 교통수단이 대중교통으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건 한강 수상택시가 앞서 증명한 바 있다. 한강 수상택시의 출퇴근용 하루 이용자는 2020년 32명, 2021년 10명 이하, 2022년 0.08명에 불과했다. 시는 수상택시 운항 구간이 마곡, 여의도, 잠실로 리버버스와 많이 중첩돼 올 7월 중 폐지할 예정이라고 했는데, 수요 없는 노선에 왜 또 혈세를 쏟아붓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리버버스는 관광수단으로서의 매력도 적다. 나라살림연구소는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 진단 및 개선 방안 보고서'에서 "크루즈 관광의 경우 현재 운행하는 소규모 크루즈조차 평일 영업이 불가능할 정도로 수요가 적고 비용 역시 높은 편이어서 가격 경쟁력이라는 측면에서도 매우 제한적이다"라고 지적했다. 현재 한강 여의도 코스를 운항하는 한 크루즈 상품의 경우 1인 가격이 성인은 8만8000원, 소인은 6만2000원으로 4인가족 기준 30만원을 지불해야 하며, 한강 주변을 조망할 수 있는 자리를 선택하면 3만~6만원을 더 내야 한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주목할 만한 사실은 서울시가 전체 재정 소요를 줄일 수 있는 수단으로 강조했던 민간투자사업의 추진 현황이다"며 "당초 계획에도 없던 SH공사를 통한 사업 출자가 진행 중이고 검토 사업이 7개에 달하는데, 대부분이 서울시가 민간투자사업으로의 추진을 공언했던 사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밝혔다.

또 "리버버스의 경우 해당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별도의 법인을 만드는데 필요한 출자금의 상당수를 SH공사가 부담하는데, 이는 서울시가 말하는 민간투자사업이 사실상 위장된 ‘재정사업’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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