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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이슈 미술의 세계

'올드보이'서 연기했던 '범죄도시4' 감독... 앞으로의 꿈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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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명행 감독, '범죄도시4' 인터뷰 진행
"감독 데뷔 후에도 무술감독 일 계속 하고 싶다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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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명행 감독이 '범죄도시4'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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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는 그간 빌런 역의 많은 배우들을 대세 스타로 만들어 줬던 시리즈다. '범죄도시4'의 허명행 감독은 김무열이 연기한 캐릭터에 가장 집중했고 그 결과 이번에도 완성도 높은 빌런이 탄생했다. 허 감독은 빌런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누아르적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허명행 감독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범죄도시4'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범죄도시4'는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가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을 움직이는 특수부대 용병 출신의 빌런 백창기(김무열)와 IT 업계 천재 CEO 장동철(이동휘)에 맞서 다시 돌아온 장이수(박지환), 광수대·사이버팀과 함께 펼치는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작품이다.

무술감독 출신 허명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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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명행 감독이 마동석을 향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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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명행 감독은 '범죄도시' 시리즈 무술감독으로 일해오다 '범죄도시4'의 메가폰을 잡게 됐다. 그는 무술감독을 하다가 연출을 맡게 된 마음가짐에 대해 "양쪽이 굉장히 다르다. 일 자체도 굉장히 다르다. (연출 일이) 재밌고 흥미롭기도 하고 나름의 고충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범죄도시'의 명성이 높은 만큼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단다. 그는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으니 부담을 안 느끼고 있다. 관객분들이 많이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허 감독은 '황야' 촬영 중간에 '범죄도시4' 연출 제안을 받게 됐다. 그는 "동석 형님이 의뢰해 주셨다. 시기에 대해 들어봤더니 같은 해 말쯤 촬영할 계획이라고 하시더라. 너무 감사하고 기뻤다"고 했다. '범죄도시4'는 한국 시리즈 영화 최초로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부문에 초청받기도 했다. 당시를 회상하던 허 감독은 "(글로벌 관객들이) 환영해 주셨다. 동석이 형 인기가 많더라. (관객들이) 코미디 요소도, 액션 요소도 언어 장벽을 넘어서 즐겨주셨다. 영화라는 것이 국경을 넘어 언어가 달라도 통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고 밝혔다.

'범죄도시4'의 빌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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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명행 감독이 '범죄도시4'의 빌런들을 언급했다.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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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빌런에 특히 신경을 썼다. 허 감독은 "내가 누아르 느낌의 영화를 좋아한다. 마석도는 이미 캐릭터가 있다 보니 빌런들을 통해 누아르적인 장면들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음악, 영상미, 분위기는 허 감독이 작품에 누아르의 색깔을 입힐 수 있도록 했다. 그는 "제일 집중했던 건 백창기 캐릭터였다"고 말했다. 백창기의 무게감이 그려질 수 있도록 애썼단다. 허 감독은 백창기와 관련해 "시나리오에도 대사가 별로 없었는데 더 줄였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인물로 표현했다. 영화 내에서 화를 내거나 하는 장면이 없다"고 전했다.

빌런의 액션에도 깊은 고민이 담겼다. 허 감독은 김무열이 소화한 단검 액션에 대해 "(백창기가) 총에 능숙한 용병이었겠지만 몸처럼 쓸 수 있는 칼을 1무기로 사용할 듯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무열 배우가 이전에 그런 액션 훈련을 한 적이 있어서 단검 훈련을 따로 시키지 않았다. 합을 짜서 보여주면 따라 했다. 수월한 촬영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이동휘가 연기한 장동철은 '범죄도시4'의 또 다른 빌런이다. 허 감독은 장동철에 대해 "피터팬 콤플렉스가 있는 친구다. 최대한 장동철 쪽 의상과 미술을 화려하게 했다. 장동철 사무실도, 소파, 사무실도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이동휘의 실제 그림을 소품으로 활용했다고 밝혀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허 감독은 "위스키 마시면서 쳐다보는 게 본인이 그린 그림이다. 천진난만하고 예술성을 갖고 있지만 동시에 태생이 악랄한, 뭔가에 집착하는 집착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허명행 감독의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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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명행 감독이 목표를 밝혔다.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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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감독은 특별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과거 '공공의 적' '올드보이' 등에서 연기를 했다. 이 이야기가 나오자 허 감독은 "앞으로 연기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액션을 하는 단역 배우가 필요하면 배우도 부르고 스턴트맨도 불러야 하지 않나. '대사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스턴트맨이 누구야'라며 의뢰가 왔다. 그때 많이 하다 보니 (내가) 배우인 줄 알고 액션 없는 캐릭터 섭외도 왔다. 연기자의 꿈이 있진 않다. 그때 (연기를 하러 가며) '아르바이트 갔다 올게'라고 장난 쳤다. 스턴트맨, 무술감독이 주 직업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범죄도시4'를 통해 감독으로서 이력에 이미 굵직한 한 획을 그었다. 그럼에도 꾸준히 무술감독으로 활약하길 원한다. 허 감독은 "감독 데뷔를 해도 무술감독 일을 계속 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좋아했던 일이고 지금도 마찬가지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자신을 '많은 요리를 만들고 싶어 하는 요리사'에 비유했다. 앞서 연출한 '황야'는 물론 '범죄도시4'도 오락성 강한 액션 영화이지만 다른 방향의 작품도 맡고 싶단다. 그는 "다른 방향의 시나리오라도 해볼 자신감이 있다"는 말로 자신이 구축할 넓은 스펙트럼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범죄도시4'는 지난 24일 개봉했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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