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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중국 MZ들 ‘가난뱅이 메뉴’만 찾는다”…SNS에 ‘가이드라인’ 확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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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른바 ‘거지 메뉴’로 불리는 저가 음식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매체는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소비자들이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을 추구하자 기업들은 이른바 ‘거지 메뉴’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고 했다.

세계일보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소비자들이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을 추구하자 기업들은 이른바 '가난뱅이 식사'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사진은 3위안짜리 조식 메뉴를 출시한 중국 외식업체 난청샹. (사진=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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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각)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에서 폐업한 요식업체는 45만9000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2.6% 증가했다.

반면 이 기간 문을 연 요식업체는 73만1000곳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34.4% 감소한 수치다. 특히 지난해 한해 동안 중국에서 문을 닫은 음식점은 136만 곳이 넘어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2020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중국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총구이 식사’가 유행하면서, 주요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메뉴를 선보이는 추세다. ‘총구이’는 ‘거지’ ‘가난뱅이’라는 뜻으로, 최근 중국에서는 적은 돈으로 먹을 수 있는 음식 메뉴를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중국 소셜미디어상에서는 ‘가난뱅이 식사 가이드라인’도 확산하고 있다. “월요일에는 맥도날드에서 무료 맥너겟 먹기, 수요일에는 도미노피자 30% 할인, 목요일은 KFC에서 크레이지 목요일 할인 받기, 금요일에는 버거킹 반값 햄버거 먹기” 식이다.

최근 이케아는 일부 메뉴의 가격을 절반으로 내리고, 음식의 양은 그대로 유지하는 '크레이지 프라이데이(Crazy Friday)'를 시작했다. 맥도날드는 두 가지 메뉴를 13.9위안(약 2630원)에 먹을 수 있는 '1+1세트'를, 요식업체 난청샹(南城香)은 3위안(약 560원)에 죽, 후라탕, 두부, 우유 등 7가지 메뉴를 무제한으로 맛볼 수 있는 조식 뷔페 상품을 내놨다.

앞서 지난 17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5.3%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4.6%~4.8%)를 훌쩍 뛰어넘자 일각에서는 소비 심리가 회복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소비가 춘제(중국의 설·2월10~17일)와 청명절(4월4~6일) 연휴 기간에 집중돼 있어 중국 경기가 완전한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우원더 중국 차이퉁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체로 휴일에 소비가 집중되고 있다”며 “평소에는 비교적 합리적이고 보수적인 소비 패턴이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통신은 최근 중국인 사이에서 저가 메뉴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유사한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매체는 “소비자들이 가성비 좋은 메뉴를 추구하면서 중국에서 '총구이(窮鬼)' 세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중국 전문가들은 “경제 환경의 변화와 소비 심리 등으로 인해 많은 소비자가 비용 효율이 높은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며 “‘총구이 식사’는 다양한 브랜드의 메뉴를 시도할 수 있어 즐거움과 만족도도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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