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로 살아남기]'에브리싱 랠리' 계속될까…원자재 전문가 4인 인터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가 올초부터 시작됐다. 최근엔 과열 양상이 잠시 사그라드는 모습이나 국내 원자재 전문가들은 에브리싱 랠리가 적어도 올해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머니투데이는 최근 KB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원자재 전문 애널리스트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개별 원자재별로 가격 변동 요인이 다르지만 이들은 공통적으로 인플레이션 헷지(위험회피) 자산 수요 증가, 구조적인 공급 부족 문제, 제조업 경기 반등 등이 지금과 같은 상황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미국 중심의 연내 금리 인하 전망에 따른 인플레이션 헷지 수요가 금, 은, 구리, 니켈 등의 원자재 가격 상승을 촉발시켰다"고 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도 "원자재는 물가를 견인하는 자산으로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금리 결정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2022년과 같은 인플레이션 재현 가능성이 농후한 가운데 기상이변인 라니냐의 귀환으로 최소 내년 말까지 원자재 가격 랠리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올해 원자재 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건 금이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은 최근까지도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옅어진 상황에서 중동 전쟁까지 터지자 투자자들의 위험회피성향이 극에 달했다. 현재 금 가격은 온스당 2340달러 수준이다. 너무 빠르게 오른 측면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금 가격의 상승세는 끝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오재영 KB증권 선임연구원은 "중동 전쟁 전개 양상에 따라 금 가격은 단기적으로도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며 "금 가격은 장기적으로 연 20~30% 씩 추가 상승, 상단이 위로 크게 열려 있고 하단은 온스당 1900~2000달러 초반 선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전쟁 소식으로 꿈틀거리는 유가도 올 하반기로 가면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이들은 원유 수급이 빡빡해진 구조적인 원인을 지적했다. 원유 수요가 많은 드라이빙 시즌을 앞두고 중동 산유국들은 무더위로 벌써부터 냉방 시즌에 돌입했다. 아울러 라니냐로 인한 허리케인이 미국의 주요 원유 산지를 덮칠 수 있는 가능성 때문에 유가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측한다.
각 증권사에서 제시한 2분기 원유 가격 범위는 △KB증권 75~95달러 △NH투자증권 80~90달러 △대신증권 78~88달러 △이베스트투자증권 85~95달러 등이다. 대신증권은 내년 상반기 중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 연구원은 "원유의 구조적 공급 부족 문제가 다시 한 번 투기적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며 "미래 수요보다 공급 증가율 둔화 속도가 더 빠르다면 유가는 최소 2027년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산업금속 가격도 마찬가지다.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구리 가격은 중국의 제조업 경기 전환 국면에 힘입어 박스권을 뚫고 톤(t)당 1만달러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른 산업금속인 알루미늄, 아연, 니켈, 리튬도 올 하반기부터 반등을 시작할 것이라 예측한다. 엘니뇨로 현재 바닥권에 있는 곡물과 천연가스 가격도 저가 매수 매력이 있다고 본다.
홍성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제련소들의 감산이 예정된 오는 6월까지 구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2분기에 t당 최대 1만800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제조업 경기 반등 기대로 산업금속 전반에 투기적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며 "전반적인 경기 민감도가 높은 산업금속 중 신재생 및 AI(인공지능) 관련 인프라 수혜를 받는 구리, 알루미늄이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원자재는 실물자산이기에 수급, 기상이변, 거시경제 흐름 등에 의해 가격이 크게 바뀐다. 다만 사이클이 있어 이를 잘 활용만 한다면 투자 관점에서 위험 대비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큰 원자재 선물 투자보다 국내외 ETP(상장지수상품)를 활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황 부장은 "경기 낙관론에도 유효한 연내 금리 인하 전망이 계속되는 한 금, 은, 구리 중심의 인플레이션 헷지 테마가 가장 매력적"이라며 "국내에선 KODEX 골드선물(H), KODEX 은선물(H), TIGER 금은선물(H), KODEX 구리선물(H) ETF, 해외엔 GDX, FIL, COPX ETF 등이 있다"고 했다.
최 연구원은 "원자재 직접 투자보다 원자재 실물을 생산하는 기업들에 주목해야 할 때로 주식형 ETP가 우선시될 수밖에 없다"며 "실제 기상이변에 따른 수급 영향이 노출되는 때엔 원자재 파생형 ETP로 포트폴리오를 변화시키는 걸 권한다"고 했다.
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