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가 지난해 3월 23일 박찬대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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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는 5월 3일 소속 의원 171명을 대상으로 찬반 투표 방식으로 진행된다. 투표 의원의 과반이 찬성해야 선출이 확정된다. 당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찬반 투표로 민주적인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됐다”고 설명하지만 일각에선 “이 대표가 길을 터주는 분위기인데 누가 반대하겠나”(재선 의원)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박 의원의 단독 출마는 친명계 내부의 교통정리가 이뤄지면서 완성됐다. 지난 23일 박 의원의 유력한 경쟁자로 거론되던 서영교(3선)·김민석(3선)·김성환(재선)·한병도(재선) 의원이 차례로 불출마를 선언했다. 25일엔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도 고심 끝에 출마 의사를 접었다. 친명계 민형배 의원은 26일 YTN라디오에서 “이번 원내대표는 총선 민심을 반영하는 시대정신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 부합하는 사람이 하는 게 맞다”고 거들었다.
2005년 1월 24일 당시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추대된 정세균 원내대표(左)와 원혜영 정책위의장(右)이 임채정 의장과 함께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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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원내대표 선출이 경쟁이 아닌 합의 추대로 진행되는 것은 19년 만이다. 2005년 1월 정세균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 의원이 원내대표 선거에 홀로 입후보해 만장일치로 추대된 일이 있었다. 다만 당시에는 천정배 원내대표가 국가보안법 폐지 법안 통과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직후여서, 정 의원이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총대를 멘 성격이 짙었다. 보수 진영에선 2008년(한나라당 홍준표 의원)과 2014년(새누리당 이완구 의원) 원내대표를 합의 추대했다.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박찬대 의원의 합의 추대를 두고 친명계조차 “이재명 대표가 원내대표까지 ‘지명’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친명계 수도권 당선인은 통화에서 “보통 선거에서 크게 이긴 정당에서는 다양한 의원들이 원내대표 도전장을 내고 건전한 경쟁을 하는 게 정상”이라며 “이재명 대표가 사실상 원내대표를 낙점하자 원내대표를 노리던 다른 이들도 ‘알아서 기는’ 모양을 연출했고, 이로 인해 투표도 하나마나가 돼 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친명계 중진의원도 통화에서 “지나친 한목소리는 당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사라지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차기 국회의장마저 친명계가 선출되면 친명 체제가 거대 야당을 넘어 국회 전반으로 번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국회의장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힌 조정식(6선) 의원, 추미애(6선) 당선인, 정성호(5선)·우원식(5선) 의원은 모두 친명계를 자처하며 “탈(脫) 중립”을 공언하고 있다. 박지원 당선인은 25일 라디오에서 “당이 이렇게 쏠려서 일사불란을 요구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며 “집권을 위해서는 당내에서 다양한 목소리와 바른말이 나와야 한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최고위원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보며 손을 맞잡고 있다. 김성룡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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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 의원은 2022년 대선 예비경선에서 이 대표의 수석대변인을 맡은 핵심 친명이다. 2022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선출돼 지도부에도 이름을 올렸다. 박 의원은 이번에 원내대표 출사표를 던지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을 당론으로 재추진하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민주당이 가져갈 것을 공약했다.
김정재 기자 kim.je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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