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024 빌보드 위민 인 뮤직 어워즈'에서 K팝 가수 최초로 '올해의 그룹상'을 받은 걸그룹 뉴진스. 사진 빌보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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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서울 성동구의 한 매장에 걸그룹 뉴진스의 멤버 민지가 등장하자 카메라 세례가 쏟아졌다. 예정된 공식 행사에 나타난 그가 이날 유독 많은 관심을 받았던 것은, 국내 최대 가요기획사 하이브와 자회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 간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뒤 첫 일정이었기 때문이다. ‘굳은 얼굴’, ‘어두운 표정’ 등의 댓글이 잇따랐다.
하이브와 민 대표, 양측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뉴진스의 행보에도 시선이 쏠린다. 뉴진스가 이번 분쟁에서 어떠한 입장을 보일 지가 이번 분쟁의 핵심 이슈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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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백 앞둔 뉴진스에 쏟아지는 시선
뉴진스는 컴백을 앞두고 있다. 오는 27일 신곡 ‘버블 검’(Bubble Gum) 뮤직비디오를 공개하고, 다음달 24일에는 새 싱글 ‘하우 스위트’(How Sweet)를 발매한다. 6월에는 정식으로 일본 데뷔 싱글을 발매하고, 26~27일 일본 가수들 사이에서도 ‘꿈의 무대’로 불리는 도쿄돔에서 팬 미팅을 개최할 예정이다.
어도어 측은 내부 분쟁과 별개로 뉴진스 콘텐트를 도맡아 하는 등 이들의 컴백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뉴진스 관련 기획은 어도어가 해왔기에, 모회사인 하이브도 어도어를 믿고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뉴진스 컴백은 일정과 일부 곡이 공개되는 등 상당 부분 준비되어 있다. 갑작스럽게 뉴진스 컴백이 미뤄진다면 하이브 입장에서도 큰 타격이기에 지원하려고 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이번 갈등이 심화된다면 어도어가 아닌 하이브 본사 차원에서 컴백을 준비하게 될 수도 있다”고 봤다.
뉴진스 민지가 23일 서울 성동구 한 매장에서 열린 패션 브랜드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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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뉴진스 멤버들은 민 대표와 강력한 유대감을 유지해왔다. 멤버들이 민 대표를 평소 '엄마'처럼 따랐고, 민 대표 역시 자신과 뉴진스를 동일시하는 발언을 하는 등 강한 애착을 보여왔다. 이번 사건으로 멤버들이 심리적 위축을 겪는 것 아니냐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민 대표가 뉴진스 멤버들의 부모와 접촉한 것도 어도어에 대한 하이브의 감사를 촉발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멤버들이 이번 사태에서 민 대표와 함께 행동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자칫 지난해 있었던 그룹 피프티피프티 템퍼링(사전 접촉 행위)과 같은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멤버들이 어도어와의 전속 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독립된 곳에서 시작하는 방안도 있지만, 전속계약효력정지 소송의 당위성 등 걸림돌은 여전히 존재한다. 피프티피프티 전 멤버들처럼 '배신돌'이란 낙인이 찍히는 건, 뉴진스 멤버들로선 피해야 할 최악의 시나리오다.
하이브 입장에서도 어도어에 하나 밖에 없는 그룹이 빠져나가는 건 어도어의 전재산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에 뉴진스를 쉽게 놓아줄 수 없다. 뉴진스는 지난해 1100억원의 매출을 끌어올린, 하이브의 주요 자산이다.
하이브는 25일 뉴진스 멤버들에 대해 "K팝의 소중한 자산인 아티스트의 심리 치유와 정서적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어도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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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 사이에선 뉴진스의 이미지 훼손 및 향후 거취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뉴진스 일부 팬들은 지난 24일 하이브 용산 사옥 앞에서 트럭 시위를 열고 “민희진은 더는 뉴진스와 가족을 이용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등 민 대표의 폭로성 발언에 반발하기도 했다.
서정민갑 대중음악의견가는“하이브, 민희진 대표 모두 브레이크 없이, 타협보다는 쏟아내는 데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려의 목소리가 양측에 전달돼야 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뉴진스는 K팝 산업에서 중요한 아티스트인데다, 멤버들이 스무살도 안 된 상황인 만큼 기획자나 관리자로서 이들을 보호하려는 입장을 취하는 쪽이 오히려 여론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5일 하이브는 추후 뉴진스 멤버들에 대한 심리적·정서적 케어(돌봄)와 성공적인 컴백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멤버들의 법정대리인과 조속히 만나 멤버들을 보호할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어환희 기자 eo.hwa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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