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5 (일)

"전통 제조업도 AI 파고 … 곳곳서 생산성 향상·비용절감 혁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 매경 원아시아 포럼 ◆

매일경제

25일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제26차 매경원아시아포럼에 참석한 기업인들이 국내 AI 산업 발전을 기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앞줄 왼쪽 셋째부터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 최재호 경남상공회의소협의회 회장, 박형준 부산시장,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 신정택 세운철강 회장, 양재생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최금식 선보공업 회장, 방성빈 부산은행장. 부산 이승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AI(인공지능)는 이미 모든 산업에 침투했다. AI 시대를 준비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미래 산업을 재편할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는 AI 파고가 전통 제조업에도 밀려들고 있다. 국내 제조업 메카 부산·울산·경남지역 산업 현장에서도 생산성을 높이고, 불량품을 줄이며, 작업자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여러 방면에서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25일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제26차 매경 원아시아포럼에서 강연을 맡은 유응준 케이투스코리아 대표는 "지난해 전체 메모리 시장에서 AI 메모리(HBM) 점유율은 5%였으나 올해는 20%까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관련 시장은 엄청난 속도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자동차와 로봇 등 제조업 분야에서도 AI 기술을 주도하는 기업이 세계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며 "제조업에서도 AI가 할 수 있는 일이 꽤 많다. 지역별로 특화된 산업과 프로젝트의 AI 기반을 확충하고 지원하는 등 잘 대비하면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AI와 무관해 보이는 제조업 현장에서는 AI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AI를 산업 현장에 접목하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 AI혁신파크는 최근 설탕 제조업체 삼양사와 함께 설탕 생산성을 높이고 제조 비용을 절감하는 AI 솔루션을 개발했다.

설탕은 원료인 원당을 녹여 정제한 뒤 결정화를 거쳐 만든다. 온도, 압력, 유량 등 공정 조건에 따라 생산성과 제조 비용이 결정된다. 그동안 공정 조건은 숙련된 작업자가 결정했다. 사람이 하다 보니 생산 과정에 손실이 발생했다. 연구팀은 수년 치 공정 데이터를 AI에게 학습시켜 목표한 생산량을 달성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예측하는 모델을 찾아냈다.

UNIST AI 혁신파크 관계자는 "산업 현장에 이 모델을 적용하면 연간 1억6000만원 상당의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대학에서 연구하는 초기 단계의 AI 기술이 생각보다 산업 현장에서 굉장히 유용하게 쓰인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유 대표는 AI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 양성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AI 선도 기업이 갖춰야 할 조건으로 빠른 정책 결정과 CEO의 의지에 이어 AI 전문 인력 양성을 손꼽았다.

유 대표는 "AI 산업의 핵심은 전문 인력인데 우리나라는 이제 막 20여 곳의 대학과 대학원에서 AI 분야 인력이 배출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AI가 학습할 풍부한 데이터, 새로운 알고리즘, 고성능 반도체보다 더 필요한 것이 전문 인력"이라고 말했다.

유 대표는 또 지역별로 차별화된 AI 전략을 수립해줄 것을 제안했다. 그는 "부산은 물류나 스마트시티, 울산은 자동차, 경남은 방산 등 대표산업에 AI를 접목하면 생산성과 효율성이 크게 좋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부산·울산·경남은 이미 AI 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부산시는 AI가 모든 산업·경제·일상에 변화를 가져오는 'AI 공존 사회'에 진입했다고 보고 AI 산업 육성에 나섰다. 올해 부산 AI 실증지원센터는 AI 제품·서비스 사업화를 위해 업체당 3500만원씩 6개 업체를 지원한다.

부산을 비롯해 대구·울산·경남·경북 등 5개 시도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년간 국비 300억원을 포함해 450억원을 투입하며 제조 데이터 수집·가공과 AI 솔루션 개발을 지원하는 제조업 인공지능 전환(AX·AI Transformation)랩 구축 등 제조업과 AI 융합 기반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경남도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모한 '초거대 제조 AI 서비스 개발 및 실증 사업'에 선정됐다. 올해부터 2026년까지 창원에 총사업비 227억원을 투입해 개발한다.

유 대표는 "결국 AI가 제대로 학습하기 위해서는 풍부한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며 "쉽진 않겠지만 기업이 가진 데이터를 공유하면 생산 공정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획기적인 해결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 배한철 영남본부장(팀장) / 박동민 기자 / 서대현 기자 / 최승균 기자 / 우성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