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옹호 다큐멘터리 상영 제지…유인물 내용 삭제 요구"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 벌이는 미국 대학생들 |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미국 대학가에서 가자지구 전쟁 반대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워싱턴DC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자신들의 팔레스타인 지지 활동이 부당하게 제지됐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워싱턴DC에 있는 잭슨-리드 고등학교의 아랍 학생회는 자신들이 기획한 친(親)팔레스타인 행사 등이 학교 측으로부터 부당하게 검열당했다며 이 학교의 사 브라운 교장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아랍 학생회는 최근 몇 달간 팔레스타인 지지 행사를 추진할 때마다 장애물에 직면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의 경우 학생회는 다큐멘터리 '미국 정신의 점령'(The Occupation of the American Mind)을 학교 내에서 상영하려고 했지만 학교 측이 이를 제지했다고 한다.
상영 승인을 위한 적절한 절차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학생회는 영화를 상영하는 데 특별한 절차나 승인이 필요하지 않으며 다른 동아리는 활동의 일환으로 영화들을 상영해왔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신의 점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을 다루는 서구 언론의 시각에 대해 비판하는 내용으로, 반유대주의적 작품이라는 의혹도 받아왔다고 WP는 전했다.
아랍 학생회는 지난 달 자신들이 만든 유인물을 점심시간에 배포하려는 과정에서도 부당한 검열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학교 측이 유인물 일부 내용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학교 측이 문제 삼은 부분은 '1948년 당시 팔레스타인의 땅이었던 곳으로 돌아갈 권리가 있다'는 뜻을 가진 팔레스타인 상징물과 '팔레스타인의 저항과 투쟁'을 상징하는 인기 만화 캐릭터 등이었다.
이에 학생들은 이 부분을 팔레스타인 음식과 춤에 대한 정보로 대체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학생회는 팔레스타인 영토와 '팔레스타인을 해방하라'(Free Palestine)는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나눠주려고도 했지만, 이 역시 "아무런 근거 없이" 제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소송을 대리한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의 변호사 아트 스피처는 "학교는 학생들이 말하는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들의 활동을 금지했다"며 "이는 검열의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랍 학생회의 제소는 미국 전역 대학 캠퍼스에서 가자지구 전쟁에 반대하고 팔레스타인에 연대를 표하는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나왔다.
컬럼비아대를 시작으로 예일대, 뉴욕대, 미시간대, 캘리포니아대 버클리(UC버클리) 등으로 시위가 퍼지면서 일부 대학은 대면 수업을 취소하고 경찰은 학교 건물을 무단 침입한 혐의 등으로 수백명을 체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피처는 아랍 학생회의 활동에 대해 "학교 건물을 점거하거나 캠퍼스에 텐트를 친 사례도 아니고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여주고 유인물을 나눠주는 매우 일반적인 교육 활동"이라며 학교 측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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