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5 (일)

‘민희진 반란’에 넷마블도 긴장… 하이브 지분 아직 못 팔았는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내 1위 엔터테인먼트사 하이브와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 간 분쟁으로 하이브 주가가 급락하자 넷마블도 함께 긴장하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해 조 단위 차입금 상환 계획을 밝힌 바 있는데, 재원으로 추정되는 게 하이브 지분이다. 보유 지분 가치가 1000억원 가까이 하락하면서 상환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조선비즈

/넷마블 유튜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하이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48% 오른 21만1000원을 기록했다. 지난 2거래일간 8.45% 하락하며 시가총액이 8000억원가량 증발했지만, 이날 주가 하락세가 진정됐다.

모회사 하이브와 자회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아티스트 간 이해상충 문제를 둘러싸고 설전을 벌인 것이 악재가 됐다. 하이브는 지난 22일 민희진 대표가 어도어 경영권을 탈취하려 한다며 전격 감사에 나섰고, 대표이사 해임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민 대표는 경영권 탈취와 관련한 하이브 측 주장에 부인해 왔다. 오히려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사태’를 꺼내 들며 “모방 의혹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아일릿은 하이브 산하 레이블인 빌리프랩의 신인 걸그룹으로 지난 3월 데뷔했다. 뉴진스는 어도어 소속 걸그룹으로 지난 2022년 데뷔했다.

하이브 내홍으로 넷마블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해 11월 하이브 주식 250만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로 5235억원을 확보했지만, 여전히 하이브 주식 1조원 어치(503만813주, 지분 12.08%)를 보유하고 있다. 넷마블 입장에선 하루아침에 1000억원에 달하는 돈이 사라진 셈이다. 다만 하이브와 달리 넷마블 주가는 아직 큰 변동이 없다.

조선비즈

그래픽=손민균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업계에선 넷마블이 하이브 지분을 매각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넷마블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지난해 기준 단기차입금이 1조3000억원이 넘기 때문이다. 넷마블은 2022년 8863억원, 지난해엔 303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단기차입금은 만기가 1년 이내인 대출과 채권이다.

넷마블은 2021년 10월 홍콩의 소셜카지노 게임 업체인 스핀엑스를 21억9000만달러(약 2조5000억원)에 인수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했다. 인수 전 넷마블의 단기차입금 규모도 2620억원에 불과했지만, 현재 5배 넘게 늘었다. 금리가 치솟으면서 이자 부담도 커졌다. 넷마블의 지난해 기준 이자비용은 스핀엑스 인수 전 2021년 상반기 124억원보다 12배 늘어난 1467억원을 기록했다.

넷마블은 그동안 보유한 다른 상장사 지분을 매각하거나, 이를 담보로 자금을 조달해 왔다. 스핀엑스 인수 때도 카카오뱅크와 카카오게임즈 주식을 매각해 1조2820억원의 현금을 조달했다. 스핀엑스를 인수할 때 빌린 1조3000억원 규모의 외화 인수 금융은 지난해 6월 원화 대출로 차환했다. 당시 넷마블은 코웨이와 하이브, 스핀엑스 지분을 담보로 1조1000억원을 빌렸다.

넷마블은 추가 블록딜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블록딜 의사를 밝히면 주가 하락 가능성이 높아 부인한 것일 수도 있다. 넷마블은 2021년 8월 카카오뱅크 지분 일부를 팔 때도 “추가 처분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지만, 같은 해 12월 남은 지분을 전량 매각한 바 있다.

오귀환 기자(ogi@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