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비축량 확대 등 대비해야"
5월 BSI 94.9로 하락 전환
살아나던 기업 체감경기 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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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동지역 정세불안으로 원유수급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향후 유가급등 충격이 발생하면 올해 4·4분기 물가상승률이 최대 4.98%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기업들의 경기전망도 악화되고 있다.
■중동 확전 시 물가급등 우려
24일 한국경제인협회가 발간한 '국제유가 충격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중동지역 리스크 확산 우려로 국제원유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원유 가격은 2023년 6월 공급과잉 해소로 저점을 찍은 뒤 올해 4월 1~22일 일평균 가격 기준 약 20% 상승했다. 이 기간 브렌트유가 배럴당 75.0달러에서 88.8달러로 18.4%, 두바이유가 74.7달러에서 89.4달러로 19.7%,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70.3달러에서 84.8달러로 20.6% 올랐다.
향후 이란과 이스라엘 간 군사공격이 본격화돼 호르무즈해협 봉쇄 등으로 이어질 경우 전면전 양상에 따라 유가상승 폭은 매우 가파르게 형성될 것으로 예측됐다. 우리나라는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원유가 급등은 생산자물가뿐 아니라 물류비, 공공요금 등에 대한 인상 압력으로 작용해 소비자물가를 상승시킨다.
한경협은 이스라엘·이란 분쟁에 따른 유가변동 시나리오와 관련, △현 수준의 긴장상태 유지 △국지적인 공격과 반격이 이뤄지며 리비아 내전 수준의 원유수급 차질 발생 △전면전 발생으로 이라크전 수준의 원유수급 차질 발생 △전면전 발생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1973년 석유수출금지 조치 수준의 원유수급 차질 발생 등 4가지로 설정하고 시나리오별로 올해 4·4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예측했다.
한경협은 국제유가가 전면전 없이 현재의 긴장상태를 유지해 배럴당 88.55달러에 머물 경우 올 4·4분기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01%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 1·4분기 물가상승률 3%와 유사한 수준이다.
반면 중동분쟁이 전면전에는 못 미치나 국지적인 공격과 반격이 이뤄지는 상황으로 전개돼 국제원유 가격이 배럴당 97.5달러까지 상승한다면 4·4분기 물가상승률은 3.37%로 추정됐다. 이는 현 수준 긴장상태 유지에 비해 0.36%p 증가한 수치다. 중동분쟁이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 물가상승률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전면전으로 무력충돌이 본격화돼 국제원유 가격이 배럴당 115.0달러에서 배럴당 148.5달러까지 급등한다면 4·4분기 물가상승률은 4.00%에서 4.98%까지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한경협 이상호 경제산업본부장은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충돌로 중동지역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는 등 유가상승의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며 "유가급등에 따른 물가불안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원유도입처 다변화, 비축량 확대, 가격헤지 등 원활한 원유수급대책을 사전에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 체감경기도 급랭
중동발 리스크로 인해 겨우 살아나던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급랭하고 있다. 한경협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5월 BSI 전망치는 전월 대비 3.7p 하락한 94.9를 기록했다. BSI 전망치는 2022년 4월 이후 26개월 연속 100을 하회하고 있다. BSI 전망치는 올해 2월부터 상승, 4월(98.6) 기준선 100에 근접하기도 했으나 중동사태 악화로 다시 하락 전환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95.5)과 비제조업(94.1) 모두 기준선을 하회하며 부정적 심리가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조업 BSI는 올해 3월(100.5) 기준선 100을 초과한 이후 두 달 연속 기준선 아래로 떨어졌다. 비제조업 BSI는 전월(98.9) 대비 4.8p 하락하며 94.1을 기록했다. 비제조업 BSI는 지난해 12월(100.5) 기준선을 넘은 이래 올해 1월부터 5개월 연속 다시 기준선을 밑돌았다.
이상호 본부장은 "고금리·고물가·고환율 지속과 중동사태 악화로 기업들은 시계제로의 경영불확실성에 직면했다"며 "경기심리 안정을 위해 대외 리스크 대비를 강화하고, 물가·환율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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