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영 원내대표 직무대행이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녹색정의당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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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영 녹색정의당 원내대표 직무대행이 24일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2주년 창립기념대회에서 “시설은 인권이 아닌 차별이고 탈시설이 인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직무대행은 이날 오후 서울시청 동편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창립 2주년을 축하하며 “다른 누구도 아닌 탈시설 당사자의 목소리로 왜 더 이상 우리 사회에 시설이 필요하지 않은지, 왜 아무리 심한 장애가 있다고 하더라도 누구나 자립할 수 있는지 여러분의 목소리를 통해서 대한민국 사회가 나아져왔다”고 말했다. 또 “여러분이 바로 인권을 위한 싸움의 최전선에 있는 전사들”이라고 치켜세웠다.
장 직무대행은 “오늘 종이를 한 장 가져왔다”며 “우리가 2년 전에 만들어낸 소중한 투쟁의 성과물인 탈시설 지원 조례를 없애겠다고 하는 내용의 조례”라고 설명했다. 그는 “‘왜 시설에서 보호해야 하는가’ 혹은 ‘왜 탈시설 조례를 없애겠다’고 하는지 그 근거를 읽어봤다. 근데 단 한 줄이었다. 시설이 인권이라는 것”이라며 “탈시설이 인권 아닌가. 시설은 차별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또 “중증 장애인들이 시설에 들어갈 권리를 인권이라고 주장하는 이 말도 안 되는 종이 한 장에 우리의 투쟁이 질 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장 직무대행은 “사람들은 ‘장애인들에게는 도움이 필요해서 자립할 수가 없다’고 말한다”며 “그런데 이 세상에 자립할 수 없는 사람이 있나. 오세훈 서울시장은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살아갈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또 “오세훈 서울시장도 남의 도움을 받아서 자립했는데 왜 장애인들은 남의 도움을 받아서 자립하면 안 되느냐”라고 말했다.
장 직무대행은 “지금 대한민국 사회에 시설에 살고 있는 장애인들은 2만8000명 정도라고 한다”며 “제가 느낄 때는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마음속에 시설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이 거리에서 자유롭게 사는 것처럼 보이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도 시설이 있다”고 말했다. 또 “내가 늙고 병들면 이 사회로부터 쫓겨나서 시설로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있다. 저는 이런 사회가 너무 너무 슬프다”고 강조했다.
장 직무대행은 참석자들을 향해 “대한민국 사회에는 탈시설 장애인 연대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아무리 몸이 아프고 장애가 있다고 하더라도 누구라도 도움을 받는다면 자립할 수 있다는 걸 이 대한민국 사회의 모든 시민들에게 여러분 가르쳐 주실 수 있으시죠”라고 호소했다. 또 “저는 여러분의 국회 동지, 또 국회 밖 동지로서 끝까지 모두가 시설에서 살지 않는 대한민국을 위해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는 장애인 탈시설 의제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단체로 2022년 출범했다. 본인의 의사와 관계 없이 시설에 격리 수용된 장애인은 기본권을 제약당할 위험이 커 시설 수용은 장애인에게 선택이 아닌 차별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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