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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당권’에 이재명 떠올린 與 이상민 “본받을 걸 본받아야지, 뭐 그런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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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국민의힘 의원, BBS 라디오서 “총선 패배 책임지고 비대위원장에서 물러나지 않았나”

세계일보

지난 11일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관련 입장 발표를 마친 후 엘리베이터에 탑승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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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국민의힘 의원은 4·10 국회의원 총선거 패배 후 비상대책위원장에서 물러난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차기 당 대표에 출마한다면 ‘반(反)상식적’인 일이 될 거라면서, 특히 대통령 선거와 전국동시지방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전당대회에 나가 당 대표를 꿰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전철을 밟는 셈이 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바꿔 총선에 나섰다가 낙선한 5선 이 의원은 24일 오전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한동훈 전 위원장이 측근들에게 내공을 쌓겠다고 이야기했다던데, 정치 활동 재개로 해석해야 하나’라는 질문을 받았다. 앞서 총선 정국에서 자신과 함께 당을 이끌었던 전 비대위원들과의 지난주 만찬 회동에서 한 전 비대위원장이 “이런 시간에 익숙하다”며 “이 시간을 충분히 활용해서 내공을 쌓겠다”고 말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었다.

한 전 비대위원장이 자리에서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고 그의 당권 도전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여기는 시각이 한 전 비대위원장 주변에서도 우세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일부에서는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는 것 아닌가’라는 반응도 나온다고 한다. 한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 20일 자신의 SNS에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여러분을, 국민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글을 올리면서, “정교해지기 위해 시간을 갖고 공부하고 성찰하겠다”고 말해 향후 정치 행보 의지를 거듭 밝힌 것으로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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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8일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상민 의원을 환영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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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 의원은 “직설적으로 말하면 한동훈 위원장이 곧 있을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선거에 나갈 것이냐, 말 것이냐에 대한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저는 반대 입장이었다”고 우선 밝혔다. 이어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에서 물러나지 않았나”라며 “그런데 곧바로 다음 당 대표 선거에 나간다고 하면 그건 너무 반상식적”이라고 지적했다. 자연스럽지도 않고 책임 정치에도 맞지 않으며, 명분도 없다는 얘기다.

특히 이 대목에서 이 의원은 “그건 이재명 대표가 하는 행태를 똑같이 본받는 것”이라며 “본받을 걸 본받아야지, 뭐 그런 걸 본받느냐”고 반응했다. 대선과 지선 패배에도 자숙 없이 곧바로 전대에 나와 당 대표직에 올랐던 이 대표 행보를 한 전 비대위원장이 따라 해서는 안 된다는 이 의원의 주장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2022년 민주당의 대선과 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같은 해 전당대회에 나와 당 대표가 됐다. 77.77%라는 압도적인 표를 얻기는 했지만, 이 대표의 당 대표 출마 가능성이 제기됐을 때 당 내부에서는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잇따라 나왔었다. 민주당 재선 의원들은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패배에 중요한 책임이 있는 분들은 전당대회에 나서지 말라’고 목소리를 내 당시 상임고문이던 이 대표와 친문 핵심 중진 의원들의 불출마 촉구라는 해석을 낳았다.

자신을 겨냥한 당내 일각의 선거 책임론과 전당대회 불출마 요구에 침묵했던 이 대표는 2022년 7월 “민주당을 바꾸고, 정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겠다”며 전대 출마를 공식 선언해 한 달 후 당 대표가 됐다. 이 대표의 당권 도전 공식 발표는 대선 패배 후 약 4개월 만이었으며,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지는 1개월 반 만이었다.

국민의힘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중진 간담회를 열고 차기 당 대표 등을 뽑는 전대의 조속한 개최를 위한 ‘관리형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으로 가닥을 잡았다. 새로 출범하는 비대위는 전당대회 일정과 대표 선거 방식 등을 결정할 예정이며, ‘당원투표 100%’로 규정된 현재 대표 선출 방식을 놓고 원외 조직위원장을 중심으로 ‘국민여론조사 50%·당원투표 50%’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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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상민 의원이 지난 1월10일 오후 대전광역시 서구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붉은 목도리를 두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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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총선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나’라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만약에 국민의힘이 그런 결과가 아니었으면 민주당에 아마 그런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며 “정의가 불의를 누른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는데, 오히려 제가 민심의 엄중한 심판을 받아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은 없다”고 아쉬워했다.

이처럼 말하면서도 이 의원은 “그렇게 비난하고 비판했던 이재명·조국의 정치세력보다 더 못한 평가를 받은 것 아니겠나”라며 “이재명·개딸당·조국, (돈 봉투 의혹으로 인한) 송영길 전 대표의 구속 등 일그러진 모습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보다 훨씬 엄중한 심판을 받은 것이어서 할 말은 없다”고 이를 갈았다.

총선에서 대전 유성을에 출마한 이 의원은 유권자 총 14만4975명 중 10만3752명이 표를 던져, 무효표(1032표)를 제외한 10만2720표 중에서 3만8209표를 받아 득표율 37.19%로 황정아 민주당 후보(6만1387표 득표·득표율 59.76%)에 밀려 낙선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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