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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현대차는 왜 전기트럭 대신 비즈니스 플랫폼이라 했나...신인 ST1이 돌파구 뚫을까 [Car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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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1의 특화 모델 '카고'와 '카고 냉동' 출시
섀시캡 기반 사용 목적 따라 변형
국내 전기 트럭 수요는 주춤...짧은 주행 거리 탓
국내외 업체들 전기 트럭 내놓고 시장 공략
한국일보

23일 인천 연수구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ST1 미디어 설명회에서 정유석(왼쪽)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 부사장, 민상기(가운데) 현대차 PBV사업실장, 오세훈 현대차 PBV 디벨롭먼트실 상무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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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트럭이 아닙니다. 비즈니스 플랫폼입니다.
정유석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 부사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강조해 온 자동차를 뛰어넘는 생활 공간이자 삶의 양식으로의 확장을 보여주는 미래 모빌리티를 현대자동차가 22일 공개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1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에서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자동차를 뛰어넘는 미래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현대차는 소프트웨어를 중심에 두고 모든 것과 연결하겠다는 의미로 SDx(Software-defined everything)라는 비전을 발표하기도 했다. SDx는 모든 이동 수단과 서비스가 자동화·자율화하고 끊임없이 연결된다는 뜻이다.

현대차는 이날 새 전기 트럭 ST1의 물류 특화 모델 '카고'와 '카고 냉동'을 시장에 내놓는다고 알렸다. 현대차는 차량 출시에 앞서 23일 인천 연수구 송도 컨벤시아에서 ST1의 주요 라인업을 소개하는 미디어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현대차는 ST1을 '전기 트럭'으로 부르지 않고 '비즈니스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시캡(적재함 없이 운전석만 있는 형태)을 기반으로 사용 목적에 따라 최적화된 형태로 확장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또 ST1이 소프트웨어중심차(SDV)라는 점도 강조했다.

섀시캡 모델에 비즈니스 맞춤 무한 확장이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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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1 섀시캡만 있는 모습. 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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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1은 섀시캡, 카고, 카고 냉동 등을 주요 라인업으로 소개했다. 섀시캡 모델에 비즈니스 맞춤 차량 개발도 가능해 경찰 작전차, 응급 구조차, 캠핑카는 물론 전기 바이크 충전차 같은 새로운 형식의 특장 모델로도 제작할 수 있다고 이 회사는 강조했다.

현대차는 또 ST1에 최초로 데이터 오픈 API(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를 도입해 차량 데이터를 고객사가 활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이 차량을 구입한 회사는 차량 위치, 속도, 배터리 충전량 같은 실시간 차량 운행 정보와 차량 운행 분석 데이터 등을 온라인으로 알 수 있고 이를 활용해 효율적으로 차량을 관리할 수 있다. ST1은 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장착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을 차량에 담을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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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이날 ST1을 비즈니스 맞춤으로 변형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응급 구조차, 경찰 작전차, 전기 바이크 충전차 형태로 꾸민 실증 차량도 전시했다. 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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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1 카고와 카고 냉동은 모두 76.1킬로와트시(kWh) 배터리를 탑재했다. 덕분에 1회 충전 시 카고가 317㎞, 카고 냉동이 298㎞까지 최대로 달릴 수 있다. 주행 가능 거리는 기존 동급 전기 트럭 대비 40~50% 길어졌다. 또 현대차는 ST1에 350킬로와트(kW) 급속 충전 시스템을 적용해 배터리 용량의 10%에서 80%까지 20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김우석 현대차 팀장은 "중국 상용차, 국내 기존 소형상용차 대비 최대 주행 가능 거리를 확보했다"며 "올해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에 따라 100% 보조금 수령이 가능한 점도 차별화된 상품성"이라고 말했다.

주춤한 전기트럭 수요...ST1이 대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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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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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국내 전기 승용차 시장이 주춤하듯 전기 트럭 수요도 빠르게 늘진 않고 있다. 특히 포터, 봉고 같은 1톤(t) 이하 소상용차는 주로 소상공인과 택배기사들이 많이 쓰기 때문에 일정한 수요가 유지된다. 하지만 지난해 경유차가 단종됐고 올해부터 법에 따라 경유 신차를 구입할 수 없음에도 수요가 전기차로 빠르게 옮겨가진 않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액화석유가스(LPG) 소상용차는 2만8,170대가 신규 등록된 반면 전기 소상용차는 4,306대만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걸림돌은 짧은 주행거리와 충전 인프라 부족이다. 시장에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포터2 일렉트릭과 봉고3 EV의 주행 가능 거리는 210㎞가량으로 최대 485㎞를 달릴 수 있는 더 뉴 아이오닉 5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여기에 짐을 많이 싣거나 에어컨·히터를 가동하면 실제 주행거리는 더 짧아진다.

뜨거워지는 전기 트럭 시장...중국 업체도 국내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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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에서 송호성(가운데) 기아 사장이 PBV 콘셉트카 PV5를 최초 공개하고 피에르 마르탱 보(왼쪽) 기아 PBV비즈니스사업부 상무, 카림 하비브 기아 글로벌디자인 담당 부사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기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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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국내외 완성차 업계는 전기 트럭을 미래로 점찍고 있다. 앞서 기아는 1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 2024'에서 PBV를 미래 비전으로 제시했다. PBV는 '맞춤 정장'에 비유되는데 자동차를 기성복처럼 만들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캠핑카·택배차·택시처럼 목적에 맞게 변형된 형태로 만들어주는 것을 뜻한다. ST1의 지향점과도 유사하다. 기아도 내년 첫 중형 PBV인 PV5를 출시하고 PBV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더구나 이미 국내에서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경쟁도 심해지고 있다. 이미 국내에는 신위안, 지리, 동풍소콘, 비야디(BYD) 등 중국 전기 트럭 상위 브랜드가 들어와 판매를 늘리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2023년 이들 브랜드가 한국에 판매한 전기 트럭은 총 2,704대로 나타났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1톤 내외 전기 트럭 시장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 될 것이기 때문에 중국 업체는 물론 국내 업체들도 서둘러 도전에 나서고 있다"며 "특히 중국 전기차 회사들은 한국 시장 진출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과 합작사 형태로 전기 트럭을 생산해 메이드인 코리아로 글로벌 시장을 노리겠다는 구상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희경 기자 kst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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