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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미 대학가로 번지는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 난감해진 바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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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민간인 피해가 늘어나면서 미국 대학가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교내에 있던 시위대들을 체포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22일(이하 현지시각) <AP> 통신은 "지난주 컬럼비아대학교 잔디 캠퍼스에서 텐트를 치고 시위를 벌이던 1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지지자들이 체포됐다. 학교는 대면 수업을 취소했다"며 "뉴욕대와 예일대에서도 수십 명의 시위자들이 체포됐으며, 하버드 야드로 통하는 문은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학교들이 캠퍼스를 안전하게 유지해야 된다는 것과 표현의 자유를 허용하는 것 사이에서 어디에 선을 그어야 할지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전국 각지의 대학에서 비슷한 현상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뉴욕대에서는 22일 하루 종일 학생들이 텐트를 설치하며 만들어진 야영지에 수백 명의 시위대로 넘쳐났다"며 "학교 측은 이들에게 떠나라고 경고한 뒤 현장이 무질서해지자 경찰을 불러들였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후 경찰은 이날 오후 8시 30분 시위자들을 체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뉴욕대 법학과 학생은 통신에 "경찰이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체포할 수 있도록 한 것은 터무니없는 대학의 탄압"이라며 "반유대주의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 그것은 우리가 지지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지금 우리와 함께하는 많은 유대인 친구들이 있다"고 말해 반유대주의를 이유로 시위 참가자들을 체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뉴욕대학교 시위대는 다른 학교에서와 마찬가지로 '무기 제조업체와 이스라엘의 점령에 관심을 두는 회사의 자금과 기부금'을 공개하고 이를 처분할 것을 학교에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예일대학교에서도 시위가 열려 45명의 시위 참가자들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은 이들 모두 이후 법정에 출두하겠다고 약속한 뒤 석방됐다고 밝혔다. 시위 참가자들은 예일대에 이스라엘과 거래하는 방위산업체에 대한 투자를 중단할 것으로 촉구했다.

통신은 "피터 샐로비 예일대학교 총장은 이날 커뮤니티에 게재한 성명에서 대학 관계자들이 학생 시위대에게 연설, 캠퍼스 공간 접근 허용 등 학교의 정책과 지침에 대해 여러 차례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하버드 대학교는 22일 하버드 야드에 학생이나 교직원 등 학교 관계자가 아닌 사람들의 출입을 금지시켰다. 또 텐트와 테이블 등은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만 가능하며, 이를 위반한 학생은 징계를 받을 것이라는 내용의 표지판 안내가 있었다.

이와 함께 하버드 학부 팔레스타인 연대위원회는 학교 측이 단체의 활동을 정지시켰다고 주장했다. 학교는 이 단체가 19일 시위에서 학교 정책을 위반했으며, 이전에 보호관찰을 받은 후 필수 교육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BBC는 경찰이 시위대를 체포하며 시위 진압에 나서고 있지만 대학가를 중심으로 한 시위는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은 캘리포니아 대학교,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미시간 대학교, 에머슨 칼리지, 터프츠대에서도 시위 캠프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통신은 이번 시위를 두고 '반유대주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은 "일부 유대인 학생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의 많은 부분이 반유대주의로 변질됐고 그들을 불안하게 느끼게 만들었다고 말한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컬럼비아대학교 캠퍼스에서 두 블록 떨어진 유대인 신학교 건물에 살고 있는 유대인 신입생이 "지난 주말 시위대는 하마스에게 텔아비브와 이스라엘을 날려버릴 것을 요구했다"라며 반유대주의적인 발언을 하는 일부 시위대는 학생이 아니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시위 참가자들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미노슈 샤픽 컬럼비아대 총장이 사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뉴욕의 엘리스 스테파닉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을 비롯해 여러 명의 의원들은 "유대인 학생들에 대한 테러 행위를 요구하는 학생들과 선동가들의 폭도를 종식시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샤픽 총장의 사임을 요구했다.

민주당의 캐시 매닝‧조쉬 고트하이머‧댄 골드만 연방 하원의원과 공화당의 제러드 모스코위츠 연방 하원의원 등도 여기에 동조했다. 고트하이머 의원은 "컬럼비아대학교가 유대인 학생들이 대학에서 안전하다고 느끼도록 하는데 실패한다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 프로 풋볼 리그(NFL)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구단주인 로버트 크래프트는 시위가 중단되고 관련 조치가 취해질 때까지 대학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프레시안

▲ 22일(현지시각) 컬럼비아대학교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가 열렸다. "집단학살에 지원금을 중단하라"는 피켓과 함께 다수의 사람들이 텐트를 치고 시위를 벌였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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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컬럼비아대학교의 일부 교직원들은 학교 측이 시위를 처리하는 방식, 경찰을 부른 대처 등이 잘못됐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컬럼비아대학교의 '나이트 수정헌법 1조 연구소'는 BBC에 보낸 성명에서 학교 규정을 근거로 "외부 당국은 '개인, 재산 또는 대학의 어떤 부서의 실질적인 기능에 대한 명백하고 현재적인 위험'이 있을 때에만 관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들은 "비록 시위대와 (텐트를 친) 야영이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실제 얼마나 위험을 초래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이날 오후 예일대학교 졸업생과 학부생, 학부모 등 약 1500명 정도가 시위를 지지하는 서한에 서명해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수백 명의 학생과 지역사회의 구성원들도 시위대를 지지한다고 주장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처럼 대학을 중심으로 시위가 퍼져나가면서 비백인과 20~30대의 지지를 필요로 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일단 시위가 격화를 우려하는 메시지를 밝혔다. 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반유대주의 시위를 규탄한다"면서도 "또 팔레스타인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규탄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부담이다. 지난 3월 27일 미국 의회전문 매체인 <더힐>은 여론조사업체 갤럽이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미국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성인 1016명을 대상으로 전화 인터뷰를 통해 조사한 결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의 전쟁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36%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50%에서 14% 포인트 떨어진 수치인데,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이번 조사에서 55%로 집계돼, 지난해 11월 45%에서 10% 포인트 올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100만 명 이상의 피난민들이 모여 있는 라파 지역에 대한 공격을 강행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카타르 방송 알자지라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 당국을 인용, 지난해 10월 7일부터 이날까지 3만 4183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사망했으며 부상자는 7만 7143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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