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4 (토)

여성·저연령·고학력일수록 ‘근무여건’ 중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은 노동시장 연구 보고서

소득 불평등은 더 악화돼

“여건 개선 정책 지원 필요”

여성과 저연령, 고학력자일수록 직업을 택할 때 ‘근무여건’(Job amenity)을 중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여성과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를 유인하기 위해 근무여건을 개선하는 방안을 정책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게 이 연구의 골자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근무여건 선호와 노동시장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과 저연령, 고학력 근로자들이 근무여건이 양호한 일자리에 상대적으로 많이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일보

구직자가 채용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수민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은 “여성은 육체적으로 힘들지 않고 유연한 근무가 가능한 일자리를 더 선호한다”며 “아울러 고학력 근로자도 육체적 능력이 덜 필요한 인지적 일자리, 개인 발전 가능성이 큰 전문직 일자리에 근무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근무여건 지수를 산출하기 위해 유연근무, 재택근무, 육체적 강도, 업무 강도, 업무 자율성, 업무 독립성, 발전 가능성, 직업 보람 등 8개 항목을 기준으로 선정했다. 그 결과 근무여건 지수가 높은 직업일수록 유연한 근무제도를 활용하고, 많은 신체 활동을 요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근무자의 업무 자율성과 발전 가능성도 높았다.

그 결과 △법률 및 감사 사무 종사자 △상품 기획·홍보 및 조사 전문가 △기타 전문 서비스 관리자 △법률 전문가 등이 근무여건 지수가 높은 직업으로 분류됐다. 반면 △건설 및 광업 단순 종사자 △기계장비 설치 및 정비원 △하역 및 적재 단순 종사자 등은 근무여건 지수가 낮은 것으로 꼽혔다.

또 성·연령·학력 수준별 지수를 비교하니 여성과 저연령층, 고학력자가 남성, 고령층, 저학력자보다 근무여건이 좋은 직업에 더 많이 종사하고 있었다.

아울러 근무여건을 화폐적 가치로 환산·반영한 결과 소득 불평등은 더 악화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 1분위(하위 20%)는 시간당 임금이 33.3% 증가한 데 비해 5분위(상위 20%)는 42.9% 늘었다. 이는 고소득·고학력자가 주로 근무여건이 양호한 일자리에 종사하는 데 기인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세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만 남성 대비 여성의 상대 임금 비율은 70.5%에서 73.6%로 올라 격차가 줄었다.

이 과장은 “근무여건이 좋은 일자리에 여성이 더 많이 있을 뿐 아니라, 근무여건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경제활동인구에서 여성과 고령층의 비중은 점차 늘겠지만, 근무여건에 대한 이들의 선호를 고려하면 근무여건이 나쁜 일자리의 인력난은 더 심해질 것”이라며 “정책 지원 등을 통해 유연한 근무여건 등을 제공해야 이들의 노동시장 참여를 유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