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청 전경. 제주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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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내 한 폐업 모텔에서 70대 기초생활수급자가 숨진 지 2년여 만에 발견된 가운데 제주시가 최근까지 기초생활수급비를 지급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23일 제주동부경찰서와 제주시 등의 말을 종합하면 제주시내 한 폐업한 모텔 4층 객실 화장실에서 숨진 지 2년여 만에 발견된 김아무개(70)씨 계좌로 최근까지 1인 가구 기준 생계급여 37만8천원과 기초연금 33만4천원 등 매달 20일마다 71만2천원이 지난달까지 입금됐다. 김씨의 통장에는 2년여 동안 입금된 복지급여가 1500만원이 남아 있었다.
김씨는 2020년 6월 기초생활수급자로 결정됐다. 경찰은 2021년 하반기부터 김씨 계좌의 돈이 인출되지 않은 점으로 보아 사망 시기를 2년여 전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주시는 상·하반기 2차례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한 현장 및 면담조사를 벌여 공적 급여 지급 여부를 결정한다. 김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신청하기 이전인 2019년 3월 이 여관 4층 객실로 전입신고를 했다. 김씨는 여관이 2021년 7월 폐업한 뒤에도 계속 거주해왔다.
김씨는 혼자 살았지만 당시 60대 후반이어서 2020년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는 질병 등이 없어 ‘고독사 위험 대상자’로 분류되지 않았다. 김씨는 25년 전 아내와 이혼했으며 자녀가 없어 사망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형과 동생은 다른 지역에 살고 있다.
복지 담당 공무원들은 2022년 기초생활수급자 지원 사업 안내 등 이유로 김씨의 핸드폰으로 연락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자 모텔 객실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 그러나 정작 김씨가 숨진 화장실 문은 열어보지 않았다. 담당 공무원들이 마지막으로 김씨가 거주하는 모텔을 찾은 것은 지난 1월 하순이었다. 지난 15일 이 건물을 청소하던 남성에 의해 김씨의 유골이 발견됐다.
시 관계자는 “지난 1월 이 모텔을 방문해 들어가서 봤지만 화장실까지는 보지 못했다. 김씨가 장기간 나갔다 올 수도 있고 하기 때문에 ‘오시면 연락주시라’라는 쪽지를 문틈에 넣고 그냥 왔다”며 “당시 화장실을 살펴보지 못해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시는 이를 계기로 기초생활수급자 가운데 1인 가구를 대상으로 다음달 24일까지 전수조사에 나서 거주 실태 확인에 나섰다. 제주시내 전체 기초생활수급자 1만7500세대(2만5605명) 가운데 1인 가구는 1077가구이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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