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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아스팔트 걷고 잔디 깐 순천시…한쪽에선 인도에 아스팔트 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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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전남 순천시 해룡면 신대지구 향매로 일대 대로변 인도가 검은 아스팔트 포장으로 덮혀있다. 최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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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아스팔트를 걷어 잔디광장을 조성해 화제가 된 전남 순천시가 대단위 아파트가 밀집한 신도심 인도에 보도블럭을 걷고 아스팔트 포장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남 순천시는 지난 8일부터 오는 30일까지 해룡면 신대지구 향매로와 신대로 등 주요 대로변 인도 보도블럭에 대해 보수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순천시가 기존 보도블럭을 모두 걷어내고 도로에 쓰이는 까만 아스팔트 포장으로 인도를 덮어버리고 있다는 점이다.

아스팔트는 보도블럭에 비해 설치 비용이 저렴하고 시공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또 표면이 매끄러워 노약자나 휠체어 이용자에게는 편리성을 제공한다.

하지만 검은 표면으로 인해 열을 많이 흡수해 여름철 폭염시 뜨겁게 달궈지면서 내뿜는 복사열이 보행자에게 불쾌감을 주는 데다 열섬과 열대야 현상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겨울철에는 블랙 아이스 현상으로 미끄러워 보행자 넘어짐 사고를 유발할 수 있고 도로와 비슷한 환경 조성으로 평소에도 문제가 되는 배달용 오토바이의 위험천만한 인도 교행이 잦아지는 등 주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더욱이 순천시는 순천만 보전과 정원박람회 등을 통해 친환경 정원도시 이미지를 구축해왔는데 전혀 친환경적이지 않은 석유 기반의 아스팔트로 인도를 덮어 도시 정체성과도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도시들은 도로 포장시 아스팔트의 색깔을 흰색이나 회색을 사용하고, 아예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재활용 폐플라스틱을 활용하거나 콘크리트 포장을 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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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시 오천동 잔디광장 그린아일랜드는 도로 위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조성한 곳으로 애초 도로 위에 설치됐던 신호등과 전봇대가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순천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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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의 경우도 지난해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준비하면서 멀쩡한 아스팔트 도로를 걷어내고 잔디광장을 조성해 친환경 박람회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해룡면 신대지구 주민들은 자주 이용하는 인도의 갑작스러운 아스팔트 포장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초등학생 아이를 둔 30대 주부 A씨는 "평상시에도 오토바이가 인도로 통행해 사고가 날뻔 한적이 종종 있었는데 앞으로는 아스팔트로 포장된 인도로 진입하는 오토바이가 더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여수산단 40대 직장인 B씨는 "여름철 아스팔트 주변은 복사열로 인해 60도 가까이 올라간다"면서 "젊고 유동인구가 많은 신대지구에 아이들이 많이 다니는 길이기 때문에 살짝만 넘어져도 화상이나 열상이 발상할 것"이라며 "여름철에 대비해 그늘막을 설치해놓고는 바닥에서 발생하는 지열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순천시 관계자는 "보도선진화 지침에 따라 지난해부터 도심 주요 지점에 아스콘(아스팔트) 포장을 하고 있다"면서 "보도블럭은 턱이 지게 되어 있지만 아스콘 포장은 유모차나 장애인 등 교통 약자의 보행성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열섬 현상과 관련해서는 "관련한 민원이 접수되어 열 체크, 열 차단 페인트 시공 등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보도블럭과 아스콘은 단가 차이가 크지 않아 경제적인 이유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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