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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협치 지워라”… 野 차기 지도부, 벌써부터 강성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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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 나서는 추미애·조정식

“의장은 중립 아니다” 발언 이어가

조선일보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의원, 추미애 당선자, 박찬대 최고위원, 민형배 의원./뉴스1·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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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첫 국회의장과 원내대표 선거를 앞둔 더불어민주당에서 “협치는 없다”는 강경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두 번의 총선에서 연달아 180석 안팎의 절대다수 의석을 몰아준 민심을 받들려면 ‘대여(對與) 투쟁’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의장직을 두고는 “개혁 의장”(조정식 의원)이냐 “혁신 의장”(추미애 당선자)이냐는 신조어가 생산되며 선명성 경쟁이 강조되고 있다. 무소속 신분이 되는 국회의장은 항상 ‘정치적 중립’과 중재를 강조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후보들이 모두 선명성을 강조하는 등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다. 조정식 의원은 2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일방 독주의 용산 권력을 단호히 견제하고 바로잡는 입법부, 정권 심판과 민생 경제 회복이란 총선 민심을 구현하는 국회, 국민의 뜻을 실천하는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해 국회의장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21대 국회에서) 의장이 민주당 편을 제대로 들지 않았다는 비판이 있었다”며 “총선 민심에서 드러난 내용을 관철하고 성과로 만드는 게 의장의 역할”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이 배출한 의장이고 민주당이 다수당”이라며 “소속 의원 과반수 이상이 불신하는 상황이 된다면 언제든지 의장직을 던질 각오를 갖고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쟁자인 추 당선자와 비슷하게 ‘국회의장은 중립이 아니다’라는 데 무게를 싣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공히 합의 정신과 의회주의를 강조한 21대 국회의장(박병석·김진표)을 우회 비판하며 당심(黨心)을 따르겠다고 하고 있다.

조선일보

그래픽=김현국


민주당은 이날 국회의장 선출 방식도 현행 재적 의원 다수결에서 재적 과반 투표로 하고 결선투표도 도입하기로 했다. 원내대표 선출과 같은 방식으로 강화한 것인데, 이 같은 경쟁 과열 양상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통상 국회의장은 최다선끼리 상호 조정을 거쳐 사실상 형식적인 경선을 치르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5~6선이 대거 배출된 데다 ‘당심 적합도’ 경쟁이 치열해졌다. 그만큼 민주당 내에서는 ‘180석을 갖고도 개혁 입법을 밀어붙이지 않아 대선에서 심판당했다’는 여론이 팽배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다시 과반 의석을 얻은 것은 개혁 입법을 완수하라는 뜻이고, 이에 부응하지 않으면 다음 대선에서 다시 심판당할 것이란 논리로 강경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원내대표에 출사표를 낸 박찬대 최고위원도 이날 라디오에서 “(21대 총선 이후) 대선·지방선거를 겪었는데 21대 때 몰아줬던 의석에 대한 기대에 우리가 부응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우리는 단호한 자세로 개혁에 매진해야 하고, 저쪽은 국정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더 큰 몽둥이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출마 의사를 밝혔던 서영교 최고위원과 김성환 의원이 이날 출마 뜻을 접으면서 주류 친명계는 박 최고위원 쪽으로 교통정리가 되는 분위기도 읽힌다. 박 최고위원은 “조금 과도한 표현일지 모르겠지만 이 대표의 마음을 상당히 많이 읽고 있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누가 되든 ‘대여 강공 모드’라는 기조는 다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의원들 간에 조율 작업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략기획위원장으로 임명된 민형배 의원은 아예 “협치라는 말을 지워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강력한 투쟁력 혹은 전투력이 1순위, 2순위는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지워야 된다”라며 “협치를 대여 관계의 원리로 삼는 건 192석 야권 압승의 총선 결과라는 민심에 배반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법안 통과의 게이트 역할을 하는 ‘법제사법위원장 사수’에 대해서도 일절 다른 목소리가 나오지 않고 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강한 야당이 되라는 게 민심·당심의 주문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결코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며 “22대 국회 개원 협상부터 몇 달을 끌지 알 수 없다는 각오를 이미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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