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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한국 경제 끝났다'는 일부 경고는 과장…英 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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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생산성 저하·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한국 경제 위기 봉착

제조업·대기업 활력 떨어지는 것 사실이지만 항상 제조업 필요

또 AI 시대 개막도 충분한 능력 갖춘 한국에 기회 제공할 것

뉴시스

제조업 AI융합 이미지. '한국 경제의 기적은 끝났다'는 지적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이러한 경고는 과장된 것이라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가 보도했다. (사진=경남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유세진 기자 = 한국이 '세계적 반도체 전쟁'에 대비해 서울 남쪽 용인에 건설하고 있는 '반도체 클러스터'와 관련, 대부분의 업계 전문가들은 한국 반도체 회사들이 최첨단 메모리칩에서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고, 인공지능(AI) 관련 하드웨어에 대한 향후 호황을 누리기 위해 필요하다고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한국의 전통적 성장 동력인 제조업과 대기업을 강화하는 것은 활력이 떨어질 조짐을 보이는 모델을 개혁하려는 의지가 부족하거나 아니면 무능력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2일 '한국 경제의 기적은 끝났는가'(Is South Korea’s economic miracle over?)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보도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970∼2022년 평균 6.4% 성장했던 한국 경제가 2020년대에는 연평균 2.1%, 2030년대에는 0.6% 성장으로 둔화되고, 2040년대에는 연간 0.1%씩 감소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값싼 에너지와 노동력에 의존했던 낡은 모델은 더이상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37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32위로 그리스와 칠레, 멕시코, 콜롬비아 등 4개국만이 한국보다 노동생산성이 낮을 뿐이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이 갖고 있던 기술 상용화에서의 강점은 중국이 혁신 격차를 좁히면서 사라지고 있는 반면 새로운 '기초 기술' 개발 취약이라는 한국의 약점은 뚜렷이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모방을 통해 선진국을 따라잡는 한국의 경제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저출산과 고령화 등 인구통계학적 위기도 미래 성장에 대한 우려를 악화시키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노동연령인구가 35% 가까이 줄어들면서 2050년에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2022년보다 28% 낮아질 것이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달 초 FT에 "과거 성장 모델을 고수하면 한국 경제는 큰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AI의 세계적 호황이 한국의 생산성과 인구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 한국 경제를 구원할 것이란 기대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낮은 출산율과 낡은 에너지 부문, 저조한 자본시장 등 다양한 도전 과제를 해결하게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맥킨지 컨설팅의 송승헌 파트너는다양한 핵심 기술 분야에서 한국의 우위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2012년 한국 정부가 꼽은 120개 중점기술 가운데 36개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했지만, 2020년에는 그 수가 4개로 줄었다.

게다가 GDP 대비 한국의 정부부채는 57.5%로 서구 기준으로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급격한 연금 개혁이 없을 경우 향후 50년간 3배로 증가할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은 전망했다. 2070년 한국인의 46%가 65세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한국은 이미 선진국에서 노인 빈곤율이 가장 높다.

맥킨지의 송승헌 파트너는 "성장 둔화는 출산율 저하를 부추겨 성장을 더디게 할 것이다. 한국은 악순환에 빠질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안기현 전무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에 대해 이러한 위험을 극복하기 위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자국 칩 제조 능력을 되살리려는 미·일의 노력을 언급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해외에 공장을 계속 건설하면 반도체 강국 지위를 잃을 수 있지만, 설비가 자국에 집중되면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다가오는 AI 시대가 한국 제조업과 대기업들에 생존을 넘어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AI에 필요한 4가지 축 중 한국은 이미 로직과 메모리,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등 3개 분야에서 역량을 갖추고 있어 정교한 AI 알고리즘을 개발할 수 있으며 세계를 선도할 능력을 충분히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SK하이닉스의 엔지니어 출신으로 '반도체 제국의 미래'라는 책을 쓴 정인성씨는 한국이 기존의 강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세상은 언제나 하드웨어와 칩을 필요로 할 것이라며 칩 생산의 최첨단을 유지함으로써 한국 기업들이 향후 AI의 돌파구를 통해 더 많은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일부 관측통들은 한국의 경제의 미래에 대한 경고들은 과장된 것이라며, 많은 서방 국가들이 한국이 간신히 보존해 온 선진 제조업 기반을 포기한 것을 몹시 후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중국에 대한 서방의 견제와 대만 안보에 대한 우려로 한국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한국이 미·중 간 기술전쟁에서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dbtpwl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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