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선출 방식 변경 등 요청
원외조직위원장 임시대표단 구성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낙선한 국민의힘 후보자들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외조직위원장 간담회에서 굳은 표정으로 윤재옥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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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4·10 총선 패배 수습을 두고 갈피를 잡지 못하는 사이 낙선인과 일부 수도권 당선인들이 세력화에 나섰다. 영남·친윤(석열계) 중심의 당 운영에 대항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22일 “재창당 수준의 혁신을 요청한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향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총선 낙선인 160명은 이날 윤재옥 권한대행에게 당 지도체제를 혁신 비대위로 전환하고, 당대표 선출 방식을 ‘국민 여론조사 50%, 당원투표 50%’로 바꿀 것을 요청했다. 국민의힘 원외조직위원장 임시대표단(김종혁·오신환·손범규)도 구성했다. 이들은 요청문에서 “우리는 통렬한 성찰과 쇄신이 없다면 미래가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재창당 수준의 혁신을 요청한다”고 전했다.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선인과 박상수 전 후보 등 수도권 3040 낙선인 14명은 ‘첫목회’를 결성하기도 했다. 박 전 후보는 지난 2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3040 세대를 위한 정책그룹으로서 할 말을 하겠다. 보수의 혁신을 지켜봐달라”고 전했다. 첫목회에는 한 전 위원장의 영입인재, 한동훈 비대위 출신들이 다수 포진해 향후 ‘친한동훈(친한)계’로 성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낙선인들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윤상현 의원 주재로 ‘2024 총선 참패와 보수재건 세미나’를 갖기도 했다.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 친윤 주류 등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승환 전 후보는 “이·조(이재명·조국) 심판, (윤석열) 대통령 지키기에 매몰돼 수도권 중도층의 마음을 전혀 얻지 못했다”며 “(국민들이 보기에) 우리는 무능한 조폭 같았고 저들(야당)은 유능한 양아치 같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운경 서울 마포을 전 후보는 “저는 운동권 출신으로 공천을 받았지만 운동권 심판론, 이·조 심판론으로 선거하는 데가 어딨나”라며 “국민들의 어려움을 어루만져줘야 하는 여당인데 무슨 이·조 심판, 이런 걸 하고 있나”라고 비판했다. 박상수 인천 서갑 전 후보도 “민주당은 현금성 복지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었는데 우리 당에는 심판론 외에는 무기가 보이지 않았다”며 “현금성 복지를 넘어서는 아젠다,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면 2년 뒤 지선, 3년 뒤 대선도 쉽지 않다”고 했다.
낙선인들의 세력화에 따른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차기 당권·대권 경쟁에서 조직위원장들의 협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서는 당원조직을 동원할 수 있는 조직위원장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날 오후 열린 2차 당선인총회에서 관리형 비대위원장을 제안 받았던 윤 권한대행은 고사 의사를 밝혔다. 김태호 의원은 “혁신에 대한 요구, 낙선자들 미팅 과정에서의 요구들이 받아들여진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낙선인들 사이에서도 세력화에 불만을 가진 이들이 존재한다는 점은 변수다. 낙선인들끼리 만든 단체대화방에서 요청문 의견 수렴 과정이 민주적이지 않았다는 불만도 나왔다. 임시대표단을 맡은 손범규 전 후보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식으로는 5월17일이나 18일쯤 조직위원장 협의체를 만들려고 한다”고 전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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