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간 거래(B2B) 핀테크 전문기업인 웹케시그룹이 '인공지능(AI)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올 3분기에 선보인다. 상당수 국내 기업은 규모가 크지 않다. 자금 관리 담당자가 있긴 하지만, 할 일이 많다. AI CFO는 이런 고충을 덜어주는 서비스다. "자금 현황이 어떻게 되는지" 문장만 입력하면 회사 자금 현황을 한눈에 보여주는 서비스다. 자금 관리의 미래다.
윤완수 웹케시그룹 부회장은 서울 영등포구 웹케시그룹 사옥에서 기자와 만나 "AI에 대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면서 "본격적으로 웹케시에 적용한 AI 제품을 만들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AI로의 전환이다.
윤 부회장은 "특히 '기업 자금' 관련 AI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며 B2B 영역에서 기업에 소속돼 있는 직원을 위한 AI 어시스턴트라고 강조했다. 상품명은 AI CFO(가칭)다. 문장만 입력(발화)하면 기업의 데이터를 자동으로 불러오는 제품이다.
윤 부회장은 AI에 대해 "자연어를 기반으로 한 인터페이스 혁신"이라고 정의했다. 컴퓨터와 소통하려면 개발 단계에서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만들어야 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사용자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려면 먼저 개발자가 만든 UI를 익혀야 했다. 윤 부회장은 "이것이 지금까지의 인터페이스였다"면서 "하지만 앞으로는 AI 시대다. 인터페이스는 자연어"라고 강조했다. 컴퓨터와 소통 역시 사람의 언어로 바뀐다. 말로 업무나 일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다. 윤 부회장은 "테크의 역사는 인터넷에서 스마트폰으로, 다시 AI로 넘어왔다"고 말했다. 이런 AI 시대에선 자연어가 곧 UI가 된다. 그는 AI 혁신이 미칠 영향에 대해 설명했다.
윤 부회장은 "예를 들면 자금 관리 업무 중 90% 이상은 조회"라면서 "잔액 조회, 거래내역 조회, 자금 이체 등 3대 업무를 자금 담당자가 제일 궁금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론 인터넷뱅킹에서 로그인 후 조회까지 3~4단계로 컴퓨터를 조작하거나, 직원에게 묻거나 보고서를 받을 필요 없이 AI CFO에 물으면 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AI CFO는 오는 7월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윤 부회장은 웹케시그룹이 AI 시대를 맞아 더 크게 시장을 확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웹케시는 △공공·초대기업 △대·중견기업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4개 그룹으로 고객에게 정보기술(IT) 서비스(SW)를 제공하고 있다. 이 중 소상공인은 급여·세무 등을 처리할 직원이 없기에 세무사무소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웹케시는 세무사를 위한 IT 서비스 '위멤버스'를 제공한다. 세무사에 SW를 제공하면 소상공인이 수혜자가 되는 방식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웹케시는 세무사무소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또 세무사무소를 위한 공유오피스인 '위멤버스클럽'을 전국 곳곳에 세우고 세무사들에게 사무 공간을 제공하며 교육을 지원한다. 지금까지 투자한 개발 비용만 120억원이 넘는다. 전국에 8000여 개 세무사무소가 있는데, 1500여 개 사무소가 '위멤버스' IT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또 다른 시장 확대의 축은 글로벌이다. 글로벌은 고객의 글로벌 지원과 웹케시의 글로벌 지원을 모두 아우른다. 윤 부회장은 "웹케시가 신경 쓰는 부분 중 하나는 데이터 관리"라면서 "해외에 법인(지사)을 둔 기업(그룹사)은 해외 자금 현황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싶어하는데, 지금까지는 전부 현지법인(지사)의 자금 담당자를 통해 보고를 받는 형식이었다"고 말했다. 웹케시는 이를 디지털화한 '글로벌 대시보드'를 출시했다. 윤 부회장은 "구두 보고를 받지 않고도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글로벌 자산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웹케시는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나 스크래핑을 활용해 글로벌 44개국 400개 금융기관 데이터를 불러온다. 국내는 이미 데이터 전문 계열 쿠콘을 통해 모든 금융망을 연동한 상태다.
웹케시그룹은 이에 그치지 않고 해외 시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윤 부회장은 "캄보디아, 베트남, 일본, 중국 등 4개국에 진출했다"면서 "와북, 위빌, 데이터 대시보드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베트남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그는 "글로벌 비즈니스는 조금씩 올라올 것"이라면서 "웹케시 글로벌이라는 별도 회사를 만들어 진출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웹케시그룹은 자강과 협업 전략을 구사하는 대표적 기업이다. AI 개발이 자강이라면, 생태계 확장은 협업이다. 대표적인 것이 SAP 전문 컨설팅기업 ISTN에 50억원을 투자한 것이다. 웹케시그룹은 ISTN과 협업해 초대기업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SAP 이용 기업을 대상으로 차별화된 마케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투자만 한 것이 아니다. 받기도 했다. 웹케시그룹은 JB금융그룹과 전략적 투자 계약을 맺었다. JB금융그룹이 웹케시그룹 계열인 비즈플레이에 300억원을 투자한 것이다.
윤 부회장은 비즈니스의 특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비즈니스는 영속적"이라면서 "대기업이 새로운 것을 내놓는 것 같지만 기존의 인프라스트럭처를 갖고 새로운 제품을 내놓는다"고 말했다. 본질은 안 변한다는 메시지다. 윤 부회장은 "금융과 자금을 기반으로 테크를 접목한 신상품을 만들어내고 혁신하는 것이 바로 웹케시 DNA"라면서 "앞으로도 새롭게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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