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스라엘, 보복전 소강상태
전면전 막기 위해 수위 조절로 퇴로 열어
WSJ "깨진 '그림자 구도'에 직접 포격 의지 더 커져"
131조원 우크라·이스라엘 등 지원안 美 하원 승인
이란 국영 언론이 중부 이스파한 주에서 폭발이 발생했다고 보도한 다음 날인 20일(현지시간) 테헤란의 이란 미사일을 묘사한 광고판을 지나 운전자들이 차량을 운전하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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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확대하는 소용돌이는 멈췄지만, 오랜 숙적인 이스라엘과 이란 간 ‘게임의 규칙’이 바뀌어 위험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이란이 벼랑 끝에서 물러섰지만 양국 관계는 더 위험한 영역으로 들어갔다”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지난 13일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무인기(드론)와 미사일 300여기로 전격 공습한 지 일주일 여 만에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에 재보복을 감행했다. 양측 모두 전면전을 피하기 위해 수위 조절에 들어가며 재충돌 상황은 일단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란이 지원하는 하마스·헤즈볼라·후티 반군 등 중동 일대 무장 세력과 이스라엘이 수십년 간 충돌해온 ‘그림자 전쟁’ 구도가 깨졌다는 점에서 중동 위기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WSJ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맞보복 공격으로 이제 양측이 그림자 전쟁에서 벗어나 직접 포격으로 확대하려는 의지를 보여줬으며, 앞으로의 상황도 이 같은 맥락에서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이스라엘은 이란 핵 시설 인근 군기지를 겨냥해 언제든 급소를 찌를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날렸고, 이란도 이스라엘이 추가 도발에 나설 경우 최고 수위로 응징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양국 간 긴장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양국이 절제된 보복으로 확전을 피했지만, 또 다시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하원은 20일 본회의을 열고 우크라이나에 608억달러(약 84조원), 이스라엘에 260억달러(약 36조원), 대만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동맹에 81억달러(약 11조원)를 각각 지원하는 안보 예산안을 승인했다. 이번주 열리는 상원의원에서도 통과할 가능성이 커 이스라엘은 미국의 지원으로 방공망을 재정비할 수 있게 됐다. 주요 외신들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맞불 공격으로 중동의 안보 지형이 더욱 불안정해지면서 미국의 군사 전략도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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