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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가성비' 성심당, 파바·뚜쥬 영업이익 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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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대전 성심당 케익부띠끄 앞에 고객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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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대표 빵집 성심당이 지난해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등 대형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의 국내 영업이익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딸기시루 등 재료를 아끼지 않고 저렴한 가격에 파는 '가성비 전략'이 소비자를 사로잡으며 빠른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전 빵집 성심당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로쏘의 지난해 매출은 1243억원으로 전년 대비 52% 성장했다. 프랜차이즈를 제외한 단일 빵집 브랜드 매출이 1000억원을 넘은 건 성심당이 처음이다.

영업이익은 두 배 이상 증가한 315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사업에만 한정하면 대형 빵집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의 영업이익을 제쳤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파리크라상과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의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각각 199억원, 214억원으로 집계됐다.

성심당은 1956년 대전역 앞 찐빵집에서 시작해 대전 이외엔 지점을 내지 않는다는 경영철학으로 현재 대전 내 4곳 지점을 가지고 있다. 성심당의 인기 요인은 저렴한 가격에 질 높은 가성비 베이커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대표 메뉴로 손꼽히는 튀김소보로는 1700원, 판타롱부추빵은 20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딸기로 가득 채워져 무게가 2.3㎏에 달하는 케이크 '딸기시루'는 4만3000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심당 빵이 고물가 시대에 '착한 가격'으로 온라인에서 크게 알려지면서 프랜차이즈 못지않게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심당의 가성비 베이커리가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자 서울 등 각지에서 대전을 찾는 '빵지순례' 장소로도 유명해졌다. 특히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 딸기시루 등 성심당 케이크를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7~8시간씩 대기줄을 서 주목받기도 했다. 당시 10만원을 훌쩍 넘는 호텔 케이크가 또다시 가격을 인상하는 등 고물가 부담이 커지면서 가성비를 앞세운 성심당이 반사효과를 누린 것으로 해석된다.

또 대전 이외에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대신 온라인 홈페이지 '성심당몰'을 통해 베이커리를 전국에 판매하며 이익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 성심당몰의 케이크 상당수는 예약 시작과 동시에 품절 대란이 일어났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지난 9일 발표한 이달 제과제빵 전문점 브랜드평판 분석에서도 성심당은 2위 뚜레쥬르, 3위 던킨도너츠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지난달에는 프로야구 한화이글스의 류현진 선수가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에게 성심당 빵을 선물하기도 해 화제가 됐다.

성심당이 지난해 케이크 딸기시루의 인기에 힘입어 새로 출시한 '망고시루'(4만3000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한정 수량으로 판매하는 망고시루를 구입하기 위해 오픈런 정보를 공유하는 게시글을 다수 찾아볼 수 있다.

주요 제품 매출이 늘었을 뿐만 아니라 25%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은 비용 효율화 덕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성심당은 전국에 많은 지점을 둔 대형 프랜차이즈와 달리 대전 내 4개 지점만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성심당 판관비는 270억원으로 파리크라상(8993억원), CJ푸드빌(3157억원)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었다. 또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착한 기업'으로 인식된 점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성심당은 당일 판매하고 남은 베이커리를 모두 기부하고 월 3000만원가량의 빵을 양로원과 보육원에 별도로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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