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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과거사·독도 문제 ‘후퇴’하는데…정부는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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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총리, 또 야스쿠니 신사 공물 봉납

정부 “깊은 실망과 유감 표명” 입장 되풀이

자위대 우경화·‘강제징용’ 서술 축소한 교과서

양국 현안 관련 기시다 정권 양보는 못 끌어내

경향신문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의 한 시내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빌뉴스|김창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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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한·일관계를 과거에서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윤석열 정부의 구호가 무색하게 일본은 신사 참배와 독도 영유권 주장 등 한·일 간 현안에서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시작되는 춘계 예대제(제사)를 맞아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윤석열 정권 출범 전인 2021년 취임한 기시다 총리는 임기 내내 직접 참배하지는 않고 공물을 봉납해왔다.

한국 정부는 광복절이나 예대제 기간에 이런 일이 반복될 때마다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는 내용이 담긴, 수년째 대동소이한 외교부 대변인 논평으로 대응하고 있다. 외교부는 이날도 “일본의 과거 침략 전쟁을 미화하고 전쟁 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며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 이는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발전의 중요한 토대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 춘계 예대제(例大祭·제사)를 맞아 도쿄 지요다구 야스쿠니 신사에 봉납한 공물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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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자위대가 야스쿠니 신사를 집단 참배하는 일도 잦아지고 있어 일본 사회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육상자위대 소속 한 부대는 지난 5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올린 글에서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침략 전쟁을 정당화하는 용어인 ‘대동아전쟁’이라는 표현을 써 논란이 일었다. ‘대동아전쟁’은 아시아 권역 등을 모두 묶은 이른바 ‘대일본제국’이 서구에 맞서 싸웠다는 인식을 담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문제를 축소하는 서술이 담긴 교과서가 일본 문부과학성의 검정 심의를 통과한 것도 지난달의 일이다. 2025년부터 일본 중학교의 역사 교과서로 쓰일 일부 교과서에는 징병과 징용의 범위와 강제성을 축소하는 표현이 추가됐다.

독도 문제 역시 현재 진행형이다. 일본 기상청은 올해 초 쓰나미 주의보 발령 지역에 독도 ‘다케시마’라고 표기해 포함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전인 2022년 1월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또다시 반복된 것이다. 일본 외무성의 ‘2024 외교청서’에도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주장이 담겼다.

양국 간 과거사와 독도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정부는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하거나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강력히 항의”하고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시정을 “촉구”하는 등 제한적이고도 원론적인 방식으로 맞대응할 뿐이다.

윤석열 정부의 한·일관계 개선 드라이브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데 한·미·일 안보 협력이 필수라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문제 해법으로 ‘제3자 변제안’을 내놓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내 비판 여론을 잠재우는 데 앞장선 것도 정부다. 그러나 정작 양국 간 현안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의 양보를 조금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지금 한·일 양국은 아픈 과거를 딛고 ‘새 세상’을 향해 함께 나아가고 있다”며 “양국이 교류와 협력을 통해 신뢰를 쌓아가고 역사가 남긴 어려운 과제들을 함께 풀어나간다면 한·일관계의 더 밝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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