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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221년 만의 ‘매미겟돈’ 예고…1000조 마리 ‘맴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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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매미. 한겨레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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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봄과 여름 미국에서 많게는 1000조 마리의 매미 떼가 나타날 것으로 예고됐다. 매미들의 생애 주기가 겹쳤기 때문인데 이는 무려 221년이다.



20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 등의 보도를 보면, 올해 봄과 여름 미국 중부와 동남부 지역에 예년보다 훨씬 많은 매미가 나타날 것으로 과학계는 예상하고 있다. 매미 전문가인 존 쿨리 코네티컷 대학 생태학·진화생물학 교수는 올해 나타날 매미떼를 영화 ‘아마겟돈’에 비유해 ‘매미겟돈’이라고 칭할 정도다. 이 기간에 나타날 매미는 적게는 수백조 마리에서 많게는 1000조 마리로 예상된다.



매미 떼의 창궐은 이들의 탄생 주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매미 유충은 10년 이상의 긴 기간을 땅속에서 보내다 밖으로 나온다. 이번에 나타나는 매미들은 13년 주기와 17년 주기 두 종류로, 지난 1803년 이후 무려 221년 만에 두 주기가 겹치면서 특히 많은 매미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13과 17은 1과 자신 이외의 자연수로 나뉘지 않는 소수라서 최소공배수인 221년이 동시 출현 주기가 된다. 1803년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이 재임하던 때다.



이번에 나타날 매미는 총 일곱 종류다. 우선 13년 주기 매미들이 조지아 등 동남부 지역에서 나타난 뒤, 곧이어 중부 지역에서 17년 주기 매미들이 출몰할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특히 미 중부의 일리노이주의 일부 지역에서는 두 주기의 매미가 함께 등장할 수 있다. 16개 주에 걸쳐 1에이커(약 1200평)당 100만 마리씩 나타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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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8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조지아공과대학교에서 생물물리학자가 매미 유충을 손에 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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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매미는 사람에게 직접 위해를 가하지는 않지만, 올해 미국의 매미 떼는 규모가 너무 커 소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쿨리 교수는 “(매미 울음소리는) 110 데시벨에 달한다. 제트기 옆에 머리를 두는 것 같다.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조지아주 메이컨에 사는 라울스는 “최근에 땅을 파다가 매미 한 마리를 발견했다”며 “앞으로 더 많은 매미를 볼 것 같다. 흥미로운 일이지만 소음으로 당황스러울 것 같다”고 에이피(AP)통신에 말했다.



다만 과학자들은 221년 만의 초대형 매미 떼를 귀중한 연구 기회로 본다. 13년 주기 매미와 17년 주기 매미가 종 간의 번식을 통해 새로운 종이 나타날 수 있을지, 매미 사체를 먹는 새 등의 생물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이다. 워싱턴포스트는 “과학자들은 매미가 식물에 미치는 영향 등을 더 잘 이해하고 싶어 한다”며 “풍부한 매미 사체로 식물에 인과 질소를 공급하는 등 생태학적으로 이점도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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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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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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