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즉각적 보복 의사 없다"... 공격 부인도
'긴장 완화' 상황 관리... 확전 가능성은 남아
이란 중부 이스파한에 위치한 핵 시설의 2005년 3월 당시 모습. 이스라엘은 19일 이스파한 지역 군사 시설을 공격했으나, 핵 시설엔 별다른 피해를 입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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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19일(현지시간) 이란 본토 군사 시설을 타격하며 재보복을 감행했다. 이달 초 이스라엘군의 시리아 주재 이란영사관 폭격에 대해 이란이 지난 13, 14일 이스라엘 본토를 보복 공습한 지 6일 만이다. 다만 이란에 큰 피해를 입히지는 않은 ‘제한적 공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란도 즉각적 보복 의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모두 ‘자위권 행사’라는 명분은 챙기되, 긴장 완화를 위한 ‘상황 관리’에 들어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이날 오전 4시쯤 이란 중부 이스파한주(州)의 주도이자 핵 시설 밀집 지역인 이스파한에서 세 차례 폭발음이 울렸다. 미국 ABC방송은 익명의 미 정부 당국자 발언을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이란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은 “이란 제8육군항공대 군기지 근처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당국자 3명이 “이스파한 인근 공군 기지가 타격당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 이란 여성이 19일 수도 테헤란의 한 거리에서 이란 국기와 미사일이 그려진 '반(反)이스라엘' 현수막 앞을 지나가고 있다. 테헤란=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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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란은 외국의 공격 자체가 없었다고 부인했다. 이란 항공우주국은 “이스파한 일대에서 들린 폭발음은 다수의 드론을 격추하는 과정에서 발생했고, 미사일 공격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TV도 “이스파한 상공에서 무인기(드론) 3기가 목격됐고, 방공망 가동으로 격추됐다”고 전했다. 폭발음은 드론 요격 시 생긴 것이라는 게 이란의 설명이다. 이란 당국자들은 NYT에 ‘이번 공격은 이란 내부에서 출격한 것으로 추정되는 소형 드론에 의해 수행됐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이란 정부 모두 공식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이란 고위 관리는 로이터에 “이스라엘에 대한 즉각적인 보복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TOI는 “이란은 (이스라엘의) 명백한 보복을 경시하고, 이스라엘은 침묵을 유지한다”며 “양측이 국제사회의 자제 요구에 따라 전쟁 직전 상황에서 한발씩 물러서고 있다”고 해석했다. 미국 CNN방송도 중동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대응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중동 전쟁으로의 확전 여지는 아직 남았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란 언론인 아바스 아슬라니는 미국 CNN방송에 “현재로선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일어날 것 같지 않으나, (충돌) 상황이 확대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고 말했다. 영국 BBC방송은 “이란이 직접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했고, 이스라엘도 직접 공격으로 대응하는 새로운 선례가 만들어졌다”며 “양국 간 ‘그림자 전쟁’이 어둠 속에서 드러났다”고 짚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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