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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김동연 “그릴마스터, 바리스타처럼 뜰 것”...국내 첫 ‘한우 그릴 페스티벌’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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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농수산진흥원의 신개념 페스티벌
한우농가·축협조합장·외식업체 등 협력
한우 잘 굽기 퍼포먼스에 참가자들 환호
한우산업 키우고 ‘그릴러’ 가치도 높였다
매일경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9일 경기도농수산진흥원이 옛경기도청사 잔디밭에서 주최한 ‘2024 한우 그릴 페스티벌’에서 정영란 벽제갈비 마스터 그릴러와 함께 고기굽기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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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만 해도 우리는 ‘소믈리에’나 ‘바리스타’ 같은 직업이 있는지 잘 몰랐습니다. 아직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앞으로 ‘그릴 마스터’가 새로운 직업군으로 떠오르길 기대합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9일 옛경기도청사 잔디밭에서 열린 ‘2024 한우 그릴 페스티벌’에서 이 같이 밝혔다. 김 지사는 “국내 처음으로 열린 이번 ‘한우 그릴 페스티벌’은 고기를 잘 굽는 그릴러 즉 ‘그릴 마스터’라는 새로운 직업에 대해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그릴 마스터가 자리를 잡게 되면 한우 소비도 늘리고 농가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창업의 중요성을 늘 강조해 왔지만 오늘은 창직(創職)을 한 것 같아 기쁘다”며 “많은 소비자들이 사랑하는 한우를 잘 구워 서비스하는 마스터 그릴러가 좋은 직업으로 인정받고, 한우라는 한국 최고의 식재료가 세계화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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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옛경기도청사 잔디밭에서 ‘2024 한우 그릴 페스티벌’을 주최한 경기도농수산진흥원의 최창수 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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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열린 ‘한우 그릴 페스티벌’은 경기도농수산진흥원이 경기도의 후원으로 개최한 행사로 국내 최초로 ‘마스터 그릴러’라는 직업에 초점을 맞춘 행사로 평가받고 있다. 이날 행사는 특히 축협 조합장, 한우농가, 벽제갈비 등이 참여해 생산자와 소비자, 외식업체가 함께 한우 산업을 키우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는 점에서 더 주목받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다양한 농축산물 할인판매 전시장이 설치됐고, 한우불고기 무료시식이나 한우요리교실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돼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오후에 열린 본행사에서는 벽제갈비와 안성맞춤한우, 수원축협 소속 마스터 그릴러들이 출연해 숯불화로에서 한우를 굽는 퍼포먼스를 펼쳤고, 벽제갈비의 한우명장인 정승구 부장이 도축된 한우를 대상으로 정형발골쇼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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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옛경기도청사에서 개최된 ‘2024 한우 그릴 페스티벌’에서 김호윤 셰프가 채끝등심 굽기 비법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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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한우 명예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김호윤 셰프(코어소사이어티 대표)가 두툼한 채끝등심을 프라이팬을 이용해 굽는 비법을 소개하는 퍼포먼스도 펼쳐져 참가객들의 갈채를 받았다. 행사 마지막에는 초등학생부터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한우 퀴즈대회 ‘도전! 한우 골든벨’ 행사가 열려 많은 학생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한우요리 체험교실에서는 한우를 활용한 수제버거 만들기 행사가 펼쳐져 많은 어린이들을 즐겁게 했다.

김 셰프는 일반 가정 주방에서도 똑같이 재연할 수 있도록 인덕션과 프라이팬을 활용한 한우 굽기 방법을 소개했다. 두께 4cm 가량의 두툼한 채끝등심을 들고 나온 김 셰프는 “등심 끝자락에 위치한 채끝은 중간에 떡심이 없이 완전히 살로 이뤄진 부위여서 가정에서 스테이크 형태로 구워먹기 좋다”며 “최소 3.5cm 이상의 두께는 되어야지만 ‘겉바속촉’으로 최고의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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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개최된 ‘2024 한우 그릴 페스티벌’에서 벽제갈비의 한우명장인 정승구 부장(오른쪽)이 도축된 한우를 대상으로 정형발골쇼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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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제시한 한우 맛있게 잘 굽기 비법 첫 번째는 냉장고에서 고기를 꺼낸 뒤 일정 시간 상온에 그대로 두는 것이다. 냉장고에서 꺼내 바로 구우면 고기 온도가 너무 낮아 프라이팬에서 구울 때 고기 속까지 열을 전달하기에 불리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굽기 전에 소금을 넉넉히 뿌리는 것이다. 고기를 굽다보면 뿌렸던 소금이 떨어져 나가는 만큼 넉넉히 뿌리는 것이 좋다고 한다. 세 번째는 달궈진 팬에 기름을 두르고 살짝 연기가 날 정도로 온도가 오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네 번째 고기를 올려놓고 굽기 시작하되 프라이팬 바닥 전체를 이용할 수 있도록 고기의 위치를 바꿔가며 구워야 한다. 프라이팬에 올려두고 가만히 구우면 그 부분만 팬의 온도가 낮아지는 데다 고기 가운데 부분만 불룩하게 올라오면서 제대로 익지 않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팬 바닥 열기 전체를 활용하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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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한우 그릴 페스티벌’에서 벽제갈비, 안성맞춤한우, 수원축협 마스터 그릴러들이 한우 굽기 시범을 보이고 있다.[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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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는 높은 불에서 익은 뒤에는 중불로 낮추어야 하는데 기름 온도가 너무 높을 때는 새 기름을 부어 온도를 낮추는 것이 좋다. 따라서 처음부터 기름을 100% 넣기보다는 70% 정도를 넣고 굽다가 온도가 너무 올라 낮춰야 할 때 나머지 기름을 붓는 것이 요령이다. 여섯 번째, 고기 위아래 양쪽이 어느정도 익은 뒤에는 30초에서 1분에 한번씩 고기를 뒤집어 가며 익힌다. 그래야 핏물이 밖으로 빠져 나오지 않고 안에 갇혀 육즙 형태로 유지된다. 일곱 번째, 다 익은 고기를 상온에서 5분 정도 그대로 두는 이른바 ‘레스팅’을 반드시 해야 한다. 그래야 높아졌던 온도가 낮아지면서 고기 안에서 녹았던 지방이 살짝 굳으면서 제자리를 찾고 육즙이 가득한 스테이크가 완성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여기서 고기 굽기가 끝나겠지만 김 셰프는 “레스팅을 마친 고기를 다시 팬으로 가져가 으깬 마늘이나 허브를 넣은 기름을 다시 두르고, 버터를 녹여 겉에 입히면서 풍미를 살린 뒤 마지막으로 다시 2~3분 정도 레스팅을 하고 먹을 때 가장 최고의 한우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이번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친 데 이어 올 가을에는 본격적인 그릴 마스터 경연대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이 때는 전국의 셰프와 그릴러들이 참여해 최고의 한우 그릴 마스터를 가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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