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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여성용 19금 공연도 금지하라”… 서울시에 쏟아진 민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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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서울시 시민참여 플랫폼 ‘상상대로 서울’에 올라온 여성용 19금 공연을 금지해달라는 제안들. /상상대로 서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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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만 관람할 수 있는 19금 공연을 금지하라는 항의성 민원이 서울시에 이어지고 있다. 일본 성인영화(AV) 배우들이 출연하는 이른바 ‘성인 페스티벌’(2024 KXF The Fashion)이 여성단체와 지자체 등의 반발 속 결국 전면 취소된 데 따른 반발 차원으로 풀이된다.

19일 기준 서울시가 운영하는 시민참여 플랫폼 ‘상상대로 서울’에는 여성 전용 19금 공연 ‘더 맨 얼라이브 초이스’를 금지해달라는 시민 제안이 다수 올라와 있다.

더 맨 얼라이브 초이스는 여성을 주요 타겟으로 삼은 75분짜리 관객 참여형 공연이다. “여성들의 일탈을 제대로 충족시켜 줄 바디퍼포먼스 공연” 등의 문구로 홍보 중이다. 한 티켓 판매 업체가 홈페이지에 기재한 기획사 공지사항에 따르면, 이 공연은 19세 이상 여성만 관람 가능하다. 여성과 동반하더라도, 남성은 관람이 불가하다. 사진과 동영상 촬영 등은 금지된다.

시민 제안에서 작성자 A씨는 “남성 성상품화 더 맨 얼라이브 쇼를 중지시켜달라”며 “헐벗은 남성들이 여성들을 무대 위로 불러내 신체접촉 및 덮치는 퍼포먼스에, 입었던 속옷을 판매하는 등 저질스러운 쇼가 버젓이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성 전용 쇼든 여성 전용 쇼든 남녀 가릴 거 없이 이런 성상품화쇼가 서울에서 버젓이 진행되고 있다는 게 충격”이라고 했다.

여기에는 “당장 취소하고 전기 끊어라” “이런 걸 진작에 전기 안 끊고 뭐 하는 거냐. 빨리 영업정지 때리고 허가 취소하라” 등의 댓글이 달렸다. 앞서 성인 페스티벌이 한강공원의 선상에서 열릴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을 당시, 서울시 측이 전기 차단 등의 강경 대응을 예고했던 점을 비꼬는 것으로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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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페스티벌(2024 KXF The Fashion) 홍보 포스터.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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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성인 페스티벌 취소에 대한 반발로 보이는 민원이 이어졌다. 남성을 주 고객층으로 한 성인 페스티벌을 취소한 만큼, 여성을 고객으로 한 공연도 취소하라는 취지다.

B씨는 더맨 얼라이브 초이스 공연뿐만 아니라 여성향 19금 뮤지컬 쇼 ‘와일드 와일드’를 함께 언급한 뒤 “지자체에서 성인 페스티벌을 불법쇼로 간주해 전기를 끊겠다는 등 결국엔 쇼를 못 하게 했다”며 “여성이든 남성이든 성 착취가 곳곳에 벌어지고 있는 쇼를 중지해 달라”고 했다.

C씨 역시 “더맨 얼라이브 초이스는 오직 여성 전용 콘서트”라며 “서울시, 강남구청, 미래한강본부가 성인 페스티벌 개최를 막으려 했던 것처럼 사회적 문란을 일으키는 공연을 중지 시켜 주길 바란다”고 했다. “더 맨 얼라이브는 상의를 탈의하고 여성 관객들만 보는 무대에서 유사 성행위를 한다. 심지어 무대에 선 남자 배우가 입었던 속옷을 판매하는 등 사회적 문란을 일으키고 있는 페스티벌”이라고도 했다.

이외에도 지속해서 비슷한 맥락의 글이 빗발치는 상태다. 특히 B씨 글은 현재 300개 이상의 공감을 얻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30일간 50개 이상의 공감을 얻을 경우 제안이 관할 부서로 이동돼 답변받을 수 있다. 다만 항의성 제안이 이날부터 다수 이어진 만큼, 아직 서울시는 답변을 내지 않았다.

한편 성인 페스티벌 주최 측인 ‘플레이조커’는 전날 유튜브 채널을 통해 행사가 전면 무산됐다고 전했다. 여러 여성단체와 지자체 등이 성 인식 왜곡과 성범죄 유발 등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행사 개최를 반대하고 나선 가운데 내려진 결정이다. 플레이조커는 행사를 개최하려던 수원시, 파주시, 서울시 등에서 잇달아 퇴짜를 맞았다. 다만 플레이조커는 행사 취소 요인이 이런 외부적인 반발보다는, 일본 AV 배우들의 신변 안전을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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