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초정통파 유대인 남자와 아이들이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 구시가지 자파 문(Jaffa Gate)에서 빵을 파는 노점상 앞을 지나가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이 이란에 보복 공격을 가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은 직원들과 그 가족들에게 이동 제한을 통보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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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이란 본토에 대한 보복 공격 전에 미국에 사전 통보했지만, 미국은 대(對)이란 공격 작전에 지지나 참여를 원치 않았다고 미국 언론이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은 이란에 추가 경제 제재를 가하며 이스라엘을 달래는 등 확전 방지에 힘을 쏟고 있다.
이날 NBC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 공격과 관련해 "이스라엘을 방어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은 철통 같지만, 미국은 대(對)이란 공격작전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 정부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이란 영토 내 군사 기지에 대한 공격을 단행했다. 이스라엘이 지난 1일 이란의 주시리아 영사관을 공습했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 13일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때린 지 6일 만이다.
외신들은 이스라엘이 사전에 이날 공격을 미국 측에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미국 관리 두 명을 인용해 "이스라엘 관리들이 미국에 '향후 24~48시간 이내에 (이란에) 보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CNN도 다른 정부 고위 관계자를 통해 "수일 내 이란을 상대로 보복하겠다는 이스라엘의 사전 통보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측의 사전 통보에도 미국은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 보복에 대해 "그 대응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NBC는 "미 행정부 당국자들이 뒷일을 고려하지 않고 이스라엘이 이란의 (13일) 공격에 신속하게 대응한 것에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팻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스라엘이 공격을 받으면 방어할 것"이라면서도 "이란과 분쟁을 추구하지 않으며, 긴장 완화를 위해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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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제재로 옥죄기, 확전 경계하는 서방권
확전을 경계하는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에는 거리를 두는 한편 이란을 겨냥한 신규 제재를 통해 양측 간 추가 충돌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공습에 앞서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은 18일 이란 드론 생산과 관련된 기업 2곳과 개인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란이 13일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하는 데 사용한 드론인 '샤헤드'의 엔진 등을 생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란 최대 철강회사인 후제스탄 철강에 원자재를 공급하거나 이 회사의 완제품을 구매하는 기업 5곳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철강 수출로 수익을 창출해 무력 지원에 나섰다는 이유에서다. 영국도 이란의 드론과 탄도미사일 산업에 관련된 개인과 기업들을 함께 제재 조치한다고 밝혔다.
중동 국가들은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을 비판하고 있다. 중동 지역 중재자 역할을 자처해온 오만은 외무부 성명을 통해 "이 지역에서 반복되는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을 비난한다"고 밝혔다. 영국과 프랑스 등 서방권도 일제히 "긴장 완화와 관련자들의 무력 도발 자제"를 촉구했다.
중국도 거들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이 사안과 관련해 긴장 상승을 유발하는 어떠한 행위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중동 당사국들과의 논의에 더 관여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긴장 상승 유발 행위에 반대한다는 말을 반복하며 "중국은 계속해서 국면의 완화를 이끌고, 건설적 역할을 발휘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중국 입장은 앞선 이스라엘의 이란 외교공관 공격과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보복 공격 때에 비해 다소 간략했다.
이스라엘 내에서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은 19일 이스라엘 주재 외교관과 그 가족에게 이동 제한을 요청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미 대사관은 이날 "이스라엘이 이란 내에서 보복 공격을 했다는 보도에 따라 주의를 기울이기 위해 미국 정부 직원과 그 가족들은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텔아비브, 예루살렘, 베르셰바 지역 외 개인 여행이 제한된다"고 공지했다. 호주 정부도 이날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 지역의 정세 불안을 경고하면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에 체류하는 자국민들에게 떠나라고 촉구했다.
김민정 기자 kim.minjeong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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