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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발버둥치는 새끼곰 끌어내 ‘찰칵’…무개념 인증샷 뭇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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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무에 올라있는 새끼 곰을 억지로 끌어내 사진을 찍고 있다. /비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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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주택가에 나타난 야생 새끼 곰을 억지로 끌어내 인증샷을 찍으려는 한 무리의 사람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18일(현지시각) 미국 CBS, ABC 방송 등은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시의 주택가에서 이 같은 장면이 포착됐으며, 이후 소셜미디어에서 크게 화제가 되며 네티즌의 공분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슈빌 주민 레이첼 슈타우트가 촬영한 당시 영상에 따르면, 지난 16일 한 아파트 단지에 새끼 곰 두 마리가 나타났다. 새끼 곰들은 나뭇가지에 매달린 채였다. 이때 대여섯 명의 주민들이 새끼 곰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이들은 함께 인증 사진을 찍겠다면서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새끼 곰을 향해 손을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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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무에 올라있는 새끼 곰을 억지로 끌어내리고 있다. /비메오


새끼 곰은 겁을 먹은 듯, 나무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며 버텼지만 역부족이었다. 한 여성은 억지로 새끼 곰을 떼어내어 품에 안아들고 사진을 찍었다. 이 여성은 곰을 바닥에 떨어뜨리기도 했다. 새끼 곰은 기회를 틈타 울타리를 따라 도망갔고, 자신을 잡기 위해 쫓아오는 사람들을 피하려 방향을 바꾸며 뛰어다녔다.

약 1분 분량의 영상엔 이 같은 장면만 담겼다. 이후 새끼 곰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사람들이 셀카를 찍기 위해 새끼들을 나무에서 끌어당기고 있다’는 신고가 당국에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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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곰 한 마리가 사람들로부터 벗어나 도망치고 있다. /비메오


노스캐롤라이나 야생동물 자원 위원회의 생태학자 애슐리 홉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매체에 말했다. 홉스는 아파트 단지 내 저수지에서 새끼 중 한 마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새끼 곰은 힘을 잃은 채 한 다리를 절뚝이고 있었으며, 체온도 낮아진 상태였다고 한다. 다른 새끼 곰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새끼 곰은 애팔래치아 야생동물 보호센터로 옮겨져 회복 중이다. 센터 측은 새끼 곰이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돌볼 예정이다.

홉스는 “해당 아파트 단지 내에서 불쾌한 사람들과 맞서며 야생동물에 접근하고 다루는 것의 위험성을 설명했다”며 “새끼 곰을 만지려고 하는 것은 인간과 동물 모두에게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근처에 있던 어미가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설 수도 있다”며 “또 사람의 손길에 새끼 곰이 다칠 위험이 있고 어미 곰과 분리될 확률이 높아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야생동물을 발견하면 만지지 말고 주 야생동물 보호국에 연락해 도움을 요청하라”고 당부했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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