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년 5개월 만에 1400원 돌파
달러 강세에 외환 운용 실적 악화
원·달러 환율이 한 때 1400원을 넘어서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은행권이 외환 리스크를 대비하기 위해 분주한 모양새다. 사진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나타나고 있는 모습. /서예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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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은행권이 외환 운용 실적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20개 전체 은행들의 외환거래 이익에서 손실을 뺀 손익은 39억원으로 전년 대비 99.8% 감소했다. 외환거래 손익은 은행이 보유한 외화 자산과 부채에서 환율 변동에 따라 발생한 환차손과 외환 트레이딩 과정의 손익 등을 합한 값이다.
신한은행은 888억원으로 외환거래 손익이 전년 대비 70.7% 감소했으며, 우리은행(953억원)은 48% 줄었다. 하나은행도 3250억원으로 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4대 은행 중에서는 국민은행(1283억원)의 외환거래 손익만 62.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부터 치솟은 원·달러 환율이 은행권의 외환 운용 부문 실적을 전반적으로 악화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2022년 말 126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0월 장 중 1360원을 넘어서는 등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통상 환율 상승은 외화환산손익을 불러온다. 외화환산손실은 외화로 가지고 있는 자산이나 부채를 원화로 환산할 때 발생하는 회계상의 이익과 손실이다. 환율이 오르면 외화부채의 평가액이 외화자산보다 늘어나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환율이 내리면 환차익이 생기게 된다.
초단기 외화부채가 늘어날 경우 유동성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되면서 단기 수급 수요가 커진 상황이라는 것이 은행권의 전반적인 분위기다.
단기 자금 공급이 많아지면, 예상되는 순현금유출 규모가 커져 유동성 지표가 하락하게 된다. 실제 지난해 4분기 4대 은행의 평균 외화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147.65%로 지난해 10월 말 대비 10.59%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20개 전체 은행들의 외환거래 이익에서 손실을 뺀 손익은 39억원으로 전년 대비 99.8% 감소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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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최근 들어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16일 한 때 1400.15원에 거래됐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 것은 2022년 11월 7일 이후 1년 5개월여 만이다.
특히 환율 급등에 놀란 외환당국은 "환율 움직임, 외환 수급 등에 대해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지나친 외환시장 쏠림 현상은 우리 경제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구두개입까지 나섰다.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현재는 다소 진정된 모습이지만, 시장에서는 글로벌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원·달러 환율 상승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문다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 유의미한 1차 상단은 1400원 초반 수준으로 전망된다"며 "중동 갈등 전개 상황에 따라 확전으로까지 연결될 경우 2차상단으로 1440원을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은행권은 외환 리스크를 대비하기 위해 분주한 모양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외화채 발행 등으로 환노출 규모를 줄여나가거나 단기 차입보다 장기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며 "(환율 변동과 관련해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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